‘망해가던 골목식당의 부활’ 인기만큼 말도 많은 ‘백종원표 예능’

SBS 인기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이끌고 있는 방송인 김성주,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 배우 조보아(왼쪽부터). SBS 제공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방송 1주년을 맞았다. 골목식당은 톱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방송가의 주류 장르가 된 ‘관찰예능’을 표방한 것도 아니지만 매주 안방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방송가 최고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골목식당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일굴 수 있었던 것일까.

골목식당이 첫 방송된 건 지난해 1월 5일이었다. ‘백종원의 푸드트럭’ 후속작으로 처음엔 금요일에 방영되다가 지난해 8월부터는 수요일 밤 11시10분부터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까지 전파를 타고 있다. ‘라디오스타’(MBC) ‘한끼줍쇼’(JTBC) 등 전통의 예능 강자가 포진한 시간대이지만 골목식당은 생존에 성공했다. 급기야 최근 들어서는 1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프로그램은 매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얼개는 간단하다. 요식업의 대가로 통하는 백종원이 애면글면 살아가는 식당 주인들에게 번뜩이는 장사 비법을 가르쳐준다. 제2의 창업을 돕는 조력자라고 할 수 있다. 파리만 날리던 식당이 백종원의 자문을 통해 맛있는 요리를 내놓게 되고, 가게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는 과정은 이 프로그램이 선사하는 최고의 장면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에 등장한 영세 상인들의 팍팍한 삶에 공감하면서 백종원의 ‘솔루션’에 열광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변신’에 성공한 식당들은 소문난 맛집으로 거듭났다.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에 자리잡은 돈가스 가게가 대표적이다. 백종원으로부터 “돈가스 끝판왕”이라는 격찬을 받은 이 가게는 국내 돈가스 마니아들의 ‘성지’가 됐다. 이곳에서 돈가스를 먹으려면 새벽부터 번호표를 받아 대기해야 할 정도다. 온라인엔 시식 후기를 자랑하는 글이 넘쳐난다.

백종원의 인기도 치솟았다. 지난연말 ‘SBS 연예대상’에서 백종원이 대상을 거머쥐지 못하자 온라인에는 방송사를 향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언제나 호평만 받았던 건 아니다. 지난해 7~8월 방영된 ‘인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편은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청년몰 홍보 대가로 억대 협찬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입길에 올랐다. 일부 출연자의 ‘태도 논란’도 자주 불거졌다.

특히 최근 들어 골목식당은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청파동 하숙골목’ 편 일부 출연자가 방송 취지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예컨대 백종원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고로케 가게는 영세 상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아니라 프랜차이즈를 염두에 둔 사업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작진은 “고로케 가게 프랜차이즈화는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골목식당은 방송에 등장한 가게뿐만이 아니라 침체된 특정 상권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정도로 파워가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향력이 커진 만큼 상권 선정이나 출연자 섭외를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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