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14일부터‘별들의 전쟁’… 최다 우승 황제는 누구?

14일 개막하는 호주 오픈에선 로저 페더러(위), 노박 조코비치(아래)가 이 대회 남자단식 최다 우승 타이틀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친다. 두 선수는 호주 오픈에서 각각 6번 우승해 7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AP뉴시스
 
‘빅4’ 중 한 명인 라파엘 나달(왼쪽) 역시 2009년 우승 경험이 있지만 몸 상태가 변수다. 세레나 윌리엄스(오른쪽)가 여자단식에서 우승하면 마거릿 코트의 그랜드슬램 최다 우승 기록(24번)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AP뉴시스
 
지난해 호주 오픈 4강에 진출했던 정현이 지난달 27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8 무바달라 테니스 챔피언십 남자단식 1회전에서 케빈 앤더슨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올해 첫 테니스 그랜드슬램의 스타트를 끊을 호주 오픈이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에선 노박 조코비치(32·1위)와 로저 페더러(38·3위)의 호주 오픈 역대 최다 우승 기록 경신 여부에 먼저 관심이 쏠린다. 둘을 포함한 '빅4'의 그랜드슬램 지배 체제가 유지될지, 신예들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그랜드슬램 4강 진출 위업을 달성한 정현(23·25위)의 선전 여부 역시 한국 팬의 관전 포인트다.

오픈 시대(그랜드슬램의 프로 참가 허용) 전후를 통틀어 호주 오픈 최다 우승 횟수는 6회다. 로이 에머슨(83·은퇴)이 1961년, 1963~67년 우승해 가장 먼저 6회 우승에 도달했다. 이후 조코비치가 2008·2011년, 2011~12년, 2015~16년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페더러가 2004년, 2006~2007년, 2010년, 2017~2018년 우승해 3명이 공동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둔 조코비치와 페더러 둘 중 한 명이 우승하면 가장 먼저 7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페더러는 2016년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 패한 후 호주 오픈에서 패가 없다. 지난해 10월 모국 스위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인도어 바젤에서 우승해 투어 통산 99승을 거뒀다. 호주 오픈을 100승 등극 무대로 삼을 수도 있다. 오픈 시대 이후 단식 최다 우승자는 지미 코너스로 96년 은퇴 때까지 109차례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호프먼컵에선 벨린다 벤치치와 짝을 이뤄 새해 첫 승리를 합작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인 만큼 5세트를 치러야 하는 그랜드슬램의 체력적인 부담은 고민거리다.

지난해 한때 세계랭킹 20위 밖으로 물러났다가 1위로 올라선 조코비치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다.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는 지난해 하반기 그랜드슬램 2개 대회(윔블던·US오픈)를 잇따라 제패하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같은 해 8월 웨스턴 앤드 서던오픈부터 11월 파리 마스터스 결승에서 패하기 전까지 22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랭킹도 급상승했다. 31세 7개월로 최고령 연말 세계 1위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이 대회에선 정현과의 16강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대 3으로 완패하며 탈락했다.

두 선수와 함께 빅4를 구성하는 라파엘 나달(33·2위), 앤디 머레이(32·230위)는 몸 상태가 좋지 않다. 2009년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나달은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9월 US오픈 준결승에서 무릎 통증으로 기권했다. 시즌 최종전인 ATP 파이널스에는 발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올해 첫 경기로 예정했던 브리즈번 인터내셔널도 건너뛰었다. 2017년부터 엉덩이 부상에 시달린 머레이는 대회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해 순위가 200위 밖으로 밀려나 빅4라고 부르기 무색한 상황이다. 머레이는 빅4 중 유일하게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없고, 준우승만 5번 했다.

신예들의 도전 역시 거세다. 알렉산더 즈베레프(22·4위)가 대표 주자다. 즈베레프는 지난해 11월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인 ATP 파이널스에서 우승했다. 당시 즈베레프는 준결승에서 페더러를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제압한 데 이어 결승에선 조코비치마저 2대 0으로 꺾었다. 카렌 카차노프(23·11위), 보르나 초리치(23·12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15위)도 빅4 세대의 뒤를 이을 신세대 강자들이다. 이중 카차노프는 지난해 11월 파리 마스터스에서 조코비치의 연승을 저지했다. 초리치도 지난해 6월 ATP 500 시리즈 게리베버 결승, 10월 ATP 상하이 마스터스 준결승에서 잇따라 페더러를 꺾으며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정현이 다시 한 번 반란을 꿈꾼다. 정현은 지난해 이 대회 3회전에서 즈베레프를 세트 스코어 3대 2로 이긴 후 조코비치, 테니스 샌드그렌을 잇따라 물리치고 한국 선수로는 첫 그랜드슬램 4강에 진출했다. 아시아 선수로 범위를 넓혀도 32년 사토 지로(일본)에 이어 86년 만에 이 대회 남자 단식 4강에 처음 올랐다. 4강에서 페더러에 기권패하며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대회 정현의 1회전 상대는 브래들리 클란(29·76위)이다.

여자 단식에선 세레나 윌리엄스(38·16위)의 우승 여부에 따라 새로운 기록이 작성된다. 2년 전 임신한 상태로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던 윌리엄스가 정상에 오를 경우 그랜드슬램 우승 기록을 24회로 늘린다. 이 경우 마거릿 코트가 보유한 여자 테니스 그랜드슬램 최다 우승 횟수와 같아진다. 디펜딩 챔피언 캐롤린 워즈니아키(29·3위)을 비롯해 시모나 할렙(28·1위), 안젤리크 케르버(31·2위), 오사카 나오미(22·4위)가 강력한 경쟁 상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