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프로야구(KBO) 신인왕을 차지한 강백호(20·KT 위즈)가 리그 2년차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백호는 13일 KT와 2019년 연봉 계약을 마쳤다. 프로 데뷔 첫 해였던 지난 시즌 연봉 2700만원을 받은 강백호는 올해 344%(9300만원) 오른 1억2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는 2017년 신인왕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 받은 2년차 최고 연봉 1억1000만원(인상률 307.4%)을 넘는 액수다.
강백호의 연봉 상승률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류현진(현 LA 다저스)에 이어 역대 신인 2위 기록이다. 류현진은 KBO 2년차였던 2007년 400%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연봉을 2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강백호는 “좋은 대우를 해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지난 시즌 활약에 만족하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올 시즌에도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강백호는 화려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해 3월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역대 고졸신인 최초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심상찮은 프로 시작을 알렸다.
강백호는 정규리그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527타수 153안타) 84타점 108득점 29홈런을 기록했다. 김재현 SPOTV 해설위원(당시 LG트윈스)이 1994년 신인 시절 달성한 21홈런을 넘어 고졸신인 최다 홈런 신기록도 세웠다. 이런 활약으로 강백호는 KT 최초의 리그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이숭용 KT 단장은 강백호의 연봉 상승에 대해 “지난 시즌의 활약과 팀 기여도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백호는 신인으로서 KT 구단뿐 아니라 KBO 역사에 남을 뛰어난 활약으로 프로야구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향후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투타를 겸업할 선수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교 시절 투타 모두 뛰어난 활약을 보여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로 불린 강백호는 지난해 올스타전에 투수로 나와 시속 150㎞의 강속구를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강백호를 투수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백호의 구위나 배짱을 보면 ‘1이닝 마무리’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다만 KT는 부상 가능성, 투타 겸업에 따른 체력·타격감 저하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