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전격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는 기사들이 미국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문제는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과 북·미 비핵화 협상이라는 두 개의 협상에 끼여 있는 상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2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논란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1일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금을 결정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LAT는 “방위비 협상이 타협점을 못 찾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주장을 펼치면서 한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절반인 약 9602억원을 분담금으로 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50%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LAT는 한국은 물가상승률분만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백악관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어 헤리티지재단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를 증가시키기 위한 하나의 협상 전술로, 또는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전부를 내야 한다’는 자신의 대선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높은 분담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하며 북·미 협상에 관여했던 반 잭슨은 10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꼭두각시가 된다면 주한미군 감축 등을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호의의 표시로 일방적으로 주한미군 감축을 선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