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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신종수]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대륙을 넘어 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사정 거리가 1만㎞ 이상으로 대기권 밖을 비행한 후 초정밀 유도체계로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도 있다.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다. ICBM은 다른 전략핵무기들과 달리 발사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가장 위력적인 무기로 꼽힌다. 이동형 ICBM은 탐지도 어렵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광명성 2호 로켓, 2012년 은하 3호, 2016년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지난해 7월 ICBM 화성-14형에 이어 11월에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6번째 ICBM 보유국이 됐음을 선언한 셈이다. 또 지난해 9월 ICBM에 장착이 가능한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5배 이상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 실험까지 성공했다고 밝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질 예정인 2차 정상회담에서 ICBM 폐기에 논의가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최근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의 안전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미국을 향해 “미국 본토 전역이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라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과 만나 “전쟁을 하더라도 저쪽(한반도)에서 하고, 수천 명이 죽더라도 저쪽에서 죽는다”고 말한 바 있다.

ICBM 폐기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우선하는 듯한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CVID가 여의치 않으면 미국에 위협이 되는 ICBM만 폐기하는 핵동결 수준에 만족할 것이란 관측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어렵게 달성한 핵 보유국의 지위를 확실한 대가 없이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에 핵인질로 잡히거나 핵을 머리에 이고 살지 않기 위해서는 ICBM 폐기는 북핵 협상의 끝이 아니라 비핵화의 물꼬를 트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미국과 북한에 대한 외교력과 협상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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