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긴~ 설 연휴, 호텔에서 힐링해보세요

영남권 최대의 썰매 코스를 갖추고 있는 경주월드를 찾은 관광객들이 눈썰매를 즐기고 있다. 켄싱턴리조트 경주가 판매 중인 ‘스노우파크 패키지’는 ‘경주월드 자유이용권’이 포함된 숙박 상품이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 제공
 
해비치호텔 제공.
 
롯데호텔 제공.
 
부산웨스틴조선호텔 제공.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직장맘 김주영(38)씨는 겨울 휴가를 언제, 어떻게 쓸지 고민이 깊었다. 다음 달 중순쯤 유치원 졸업 후 생기는 열흘의 공백을 어떻게든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 설 연휴 뒤라 휴가를 길게 쓰지 못해 여행을 떠나긴 무리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아이가 아쉬워할 게 분명하다. 김씨가 찾아낸 묘안은 서울시내 '호캉스'(호텔+바캉스)였다.

겨울, 호캉스의 계절이다. 설 연휴 앞뒤로 휴가를 잘 내면 최장 10일까지 쉴 수 있다. 해외로 떠나는 사람도 많지만 국내에서 여유 있게 호캉스를 즐기려는 이도 적잖다. 국내 호텔들이 설 연휴에만 핫한 게 아니다. 1~2월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맞아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호캉스족도 늘고 있다.

2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전국 곳곳의 호텔과 리조트마다 설 패키지뿐 아니라 영유아 동반 가족 투숙객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영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투숙객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나 헬로키티 등으로 꾸민 캐릭터룸, 문화·레저 시설과 결합한 패키지 등이 확대되는 추세다.

호텔의 설 연휴 패키지는 다음 달 10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많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2030세대를 겨냥한 ‘버블리 홀리데이’ 패키지를 내놨다. 라이브 재즈 음악과 와인 무제한 서비스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이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한국인 투숙객 비중이 연평균 23% 정도지만 명절 연휴에는 3배 이상 늘어난다”며 “이번 설에는 캘리그라피 아티스트가 행운의 한마디를 담아 그려주는 행사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설 패키지는 명절 증후군을 씻어줄 만한 ‘스파’가 포함된 상품이 많다. 부산웨스틴조선호텔,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스파를 포함한 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켄싱턴호텔도 서울, 강원, 부산, 제주 등에서 다양한 설 패키지를 출시했다. 명절 피로감을 씻어줄 수 있는 스파, 사우나, 마스크팩 등이 제공된다. 켄싱턴호텔 설악은 명절 기분을 낼 수 있도록 떡국, 갈비찜, 잡채 등 한정식 메뉴를 준비했다.

롯데호텔은 럭셔리 프로모션부터 가성비 높은 상품까지 다양한 설 패키지를 내놨다. 롯데호텔월드는 최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룸을 새로 오픈했다. 롯데호텔제주는 ‘키즈 프리패스권’을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잔뜩 준비했다.

롯데시티나 L7호텔의 설 패키지는 10만원대 이하의 가성비 높은 패키지로 2030세대를 끌어모으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호텔 패키지가 늘면서 20, 30대의 호텔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20, 30대의 국내 호텔 숙박권 구매량이 2017년보다 75% 늘었다. 특히 20대의 구매는 2017년 대비 129%나 급증했다. 옥션 관계자는 “20, 30대의 호캉스는 특급호텔부터 부티크 호텔까지 다양하다. 젊은 소비자들이 호텔을 친숙하게 여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여유로운 서울시내 호캉스를 위해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을 늘린 곳도 있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3월 3일까지 오후 5시 체크인, 오후 6시 체크아웃이 가능한 ‘스테이케이션 25’ 패키지를 선보였다. 퇴근 후 도심 속 호캉스를 즐기려는 직장인들에게 어울리는 상품이다.

어린이 투숙객을 위한 호텔의 변화도 눈에 띈다. 글래드호텔은 프리미엄 키즈 자동차 침대 브랜드 ‘띠띠’로 꾸민 ‘키즈 러브 패키지’를 내놨다. 아이들을 위해 아예 띠띠침대가 세팅된 객실을 꾸몄다. 글래드여의도의 띠띠베드 패키지는 쁘띠첼 치즈케이크, 캐리 키즈카페 입장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은 ‘키즈 쿠킹 클래스’를 준비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폰테’에서 아이들이 직접 피자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독자 브랜드인 레스케이프는 투숙객을 대상으로 그림을 가르쳐주는 ‘드로잉 클래스’가 포함된 상품을 내놨다. 아이들뿐 아니라 그림으로 위안을 얻는 어른들에게도 유용한 패키지다.

켄싱턴리조트는 각종 체험 행사들을 결합시킨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켄싱턴리조트 청평, 경주, 서귀포는 눈썰매 패키지와 딸기 따기 체험 패키지 등을 준비했다. 켄싱턴리조트 충주는 ‘마법학교 패키지’라는 독특한 상품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리포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호그와트 마법학교 분위기의 공간을 꾸며놓고 마술 배우기, 팀 단위 마술 대항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리조트에서 한 달 살기’도 입소문 난 패키지다. 켄싱턴리조트 서귀포는 ‘겨울방학 제주 한 달 살기 패키지’ 프로모션을 다음달 28일까지 선보인다. 객실 29박, 조식 뷔페 10회, 아침 음료 10잔, 해수 사우나 이용권 10회, 최남단 체험 감귤농장 입장권 1회 등 이색 프로그램들로 구성된 상품이다. 켄싱턴호텔 관계자는 “의외로 저렴한 가격에 안락하게 제주 한 달 살기를 할 수 있어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예약은 유선으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드래곤시티의 ‘세상에 바쁜 아빠는 없다’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다음달 28일까지 진행되는 이 패키지는 엄마를 위한 스파, 아이들을 위한 디저트, 아빠를 위한 베이커리로 구성돼 겨울방학 호캉스로 유용하게 이용할 만하다.

호캉스를 자주 즐긴다면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는 게 실용적일 수 있다. 가입비를 내야 하지만 무료 숙박권 제공, 객실 예약 할인, 식음료 무료 이용권, 각종 프로모션 체험권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득인 경우가 많다. 다만 멤버십에 가입해도 비수기 혜택이 크거나 할인 횟수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전국에 체인이 있는 신라호텔, 롯데호텔, 메리어트호텔, 아난티호텔, 쉐라톤호텔, 글래드호텔 등은 다양한 지역에서 멤버십 회원권을 쓸 수 있다. 국내 여행을 자주 다닌다면 멤버십 가입이 유리하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멤버십 회원에 가족 고객이 많기 때문에 어린이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 참여 등 색다른 혜택이 제공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