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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기술력 내세우는 화웨이, ‘보안·美 압박’ 극복할까

화웨이 통신 네트워크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임원인 라이언 딩이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5G 발표회장에서 5G 기지국용 핵심 칩 ‘텐강’을 소개하고 있다. 화웨이 제공


보안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 5G 기술력을 내세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5G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어 전략이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화웨이는 지난 24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사전 브리핑을 열고 5G 기지국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핵심 칩인 ‘텐강(북두성)’을 MWC에서 전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화웨이는 텐강이 기존 칩셋보다 컴퓨터 용량이 2.5배 늘어났고 하나의 칩으로 64개 채널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텐강 칩에 활성 안테나를 사용하면 기존보다 규모는 50% 작고 23% 가벼우며, 전력 소비량은 21% 줄어든 기지국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리핑 마지막에 리처드 유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MWC에서 세계 최초로 5G 폴더블폰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음 달 20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과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내놔 미디어의 관심을 끌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화웨이의 움직임은 5G 장비와 스마트폰 등 기기를 모두 갖춘 업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달 초에는 화웨이 고위 임원들이 잇달아 미디어 앞에 나와 보안 문제가 없다는 걸 강조하는 인터뷰를 했다. 미국 압박으로 수세에 몰렸던 화웨이로선 ‘보안 문제가 없고,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위기 돌파의 유일한 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화웨이에 대한 의구심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유럽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은 최근 논란이 해결될 때까지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화웨이 배제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주재 중국대사는 “5G에서 화웨이의 참여를 제한하는 건 세계 경제와 기술 협업 등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화웨이를 빼더라도 노키아, 에릭슨 등 다른 통신장비 업체로 대체할 수 있는 데다 그동안 통신장비에서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도 이재용 부회장이 연초부터 직접 5G 통신장비 생산공장을 찾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화웨이가 견제받으며 주춤하는 사이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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