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참가 기술력 과시”… 업계, 고성능車 마케팅 가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고성능차 마케팅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에 비해 고성능차 역사가 짧은 국내 자동차업계도 최근 온로드와 오프로드 대회를 가리지 않고 참가해 뛰어난 성적을 과시하고 있다.

완성차업계가 각종 모터스포츠 경기에 참가하고 고성능차를 강조하는 것은 뛰어난 기술력을 알리는 것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자동차 경주의 역사는 실용 자동차의 역사와 큰 차이가 없을 만큼 오래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르노, 푸조, 피아트, 부가티 등 잘 알려진 글로벌 브랜드들은 100년이 넘는 모터스포츠 경력을 통해 성능을 인정받아 왔다.

한국에선 현대자동차의 고성능차 ‘N’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월드투어링카컵(WTCR)에서 첫 판매용 경주차 ‘i30 N TCR(사진)’로 출전한 ‘이반뮐러팀’이 종합 우승을, ‘BRC레이싱팀’이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열린 ‘2019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시즌 첫 대회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는 제조사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고성능차 판매와도 연결된다. 2017년 출시 당시 글로벌 판매량이 1155대에 불과했던 ‘i30 N’은 지난해 7배가량 성장한 8850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시된 ‘벨로스터 N’의 판매량과 더하면 지난해 N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2017년의 10배로 늘어났다. N 브랜드는 특히 BMW를 비롯해 전통의 독일 브랜드들이 다양한 고성능 모델을 선보이며 각축을 벌이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신장을 이뤄냈다.

오프로드 랠리에서는 쌍용자동차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쌍용차는 매년 1월 개최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오프로드 자동차 경주대회 ‘다카르 랠리’에서 ‘렉스턴 DKR’로 지난해와 올해 연속 완주하고 상위권에 입상했다. 렉스턴 DKR은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랑(SUV)인 ‘렉스턴’ 디자인을 기반으로 후륜구동 랠리카로 개조한 차량이다.

고성능차 경쟁은 친환경차 시대에 맞춰 미래차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로 옮겨갈 전망이다.

아우디는 최근 세계 최초의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 E’에서 2018-19시즌 3라운드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국도 2020년 포뮬러 E 개최권을 따내 주목받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고성능차 중에 수소차가 나오게 된다면 현대차가 그 첫 번째일 것”이라고 밝혀 고성능 수소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29일 “고성능차와 모터스포츠는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선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고성능차는 양산차로 나오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의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동차업체에 기술적 영감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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