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겨울철 대표 제철 식재료 중 하나다. 굴만큼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나라에서 즐겨먹는 해산물 식재료도 드물다. 굴을 활용한 요리도 그만큼 다양하다. 생굴, 굴무침, 굴전, 굴밥, 굴튀김 등 굴요리는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설 연휴를 맞아 명절 음식이 질린다면 색다른 굴 요리로 기분 전환을 해보면 어떨까. 크림을 베이스로 하는 서양요리인 ‘오이스터 록펠러’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컨템포러리 와인 앤드 다인 레스토랑 ‘나인스 게이트’ 이귀태(사진) 주방장의 요리법이다.
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굴의 ‘신선도’다. 굴은 각 달의 영어명칭에 ‘R’이 들어가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가 제철이다. 수온이 오르는 4~8월엔 굴이 산란기에 접어들면서 맛이 떨어지니 제철에 먹는 게 좋다. 굴은 선명한 유백색 빛이 감돌고 윤기가 있는 걸 골라야 한다. 둥그스름하고 살이 통통하며 살짝 눌렀을 때 오므라들어 탄력이 좋은 게 신선한 굴이다. 가장자리의 검은 테가 선명한 것도 좋다. 씻을 때는 특유의 바다향을 살리기 위해 소금물이나 무즙에 넣고 살짝 헹구듯 씻어야 한다.
오이스터 록펠러는 향긋한 굴과 버터에 볶은 시금치가 주재료인 서양 요리다. 1890년대 미국 뉴올리언스의 레스토랑 ‘앙트완느’에서 처음 탄생했다. 나인스 게이트에서는 경남 통영산 굴을 활용해 오이스터 록펠러, 초리조 오이스터, 바비큐 버번 치보틀레로 구성된 그릴 오이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재료 : 석화 6개, 브뤼오시 빵가루, 파마산 치즈, 시금치 필링(버터 반스푼, 양파 1스푼, 마늘 약간,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다진 시금치 100g, 생크림 300g, 페코리노 15g, 파마산 20g, 그뤼에르 15g, 페노 1뚜껑, 타바스코 1티스푼)
① 생굴을 껍질과 분리해 씻어낸 뒤, 다시 껍질에 넣어 뚜껑이 있는 팬에 담아 190도에 10~12분간 익힌다. 다 익은 굴의 물기를 제거한다.
② 다른 팬에 버터, 양파, 마늘, 소금을 넣고 살짝 볶은 뒤 시금치, 생크림을 넣고 다시 끓인다. 재료가 끓으면 모든 치즈와 후추를 넣고 약불에서 졸인다.
③ 팬을 불에서 뺀 뒤 페노와 타바스코를 넣고 얼음물 위에서 빨리 식히면 시금치 필링이 완성된다.
④ 굴 위에 시금치 필링을 올리고, 파마산 치즈와 브리오쉬 빵가루를 뿌린 뒤 오븐에서 살짝 익힌다.
⑤ 굴을 고정할 수 있게 소금 위에 디스플레이하면 록펠러 오이스터가 만들어진다.
요리 초보라면 실패할 확률이 적은 ‘굴 튀김’부터 도전해볼 만하다. 물기를 제거한 굴에 튀김가루, 전분, 옥수수가루를 1대 1대 2 비율로 섞어 만든 튀김반죽을 입혀 180도 기름에 튀겨낸다. 레몬 슬라이스도 함께 튀겨 담아내면 호텔식 굴 튀김으로 손색없다. 타르타르소스나 간장마요네즈에 찍어먹으면 굴 튀김의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