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에 올라오는 두 팀은 카타르와 일본이다.”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사비 에르난데스(사진)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앞두고 일본과 카타르의 결승 대진을 예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지만 이는 현실이 됐다.
카타르는 30일(한국시간) 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UAE를 4대 0으로 꺾었다. 이로써 사상 처음 아시안컵 결승 무대에 진출한 카타르는 대회 최다(4회) 우승국 일본과 맞붙게 됐다.
카타르 리그 알사드에서 뛰고 있는 사비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카타르의 한 방송에 출연했다. 사비는 카타르가 유력한 우승후보들을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 우승까지 일굴 것이라고 말했다.
사비의 발언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카타르는 2022 월드컵 개최국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의 축구 변방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몸담은 리그를 위한 사비의 ‘립 서비스’라는 이야기라고 치부됐다. 팀 동료 정우영이 “방송국에서 대본을 준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웃었을 정도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카타르의 경기력은 엄청났다. 16강전까지 11득점을 올리며 무실점으로 승승장구하던 카타르는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한국을 만나 1대 0으로 승리했다. 여기에 개최국 UAE까지 후반 추가시간에 추가골을 넣는 등 일방적으로 공세를 펼쳐 대승을 거두며 6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제는 사비의 말을 아무도 웃어넘길 수 없게 됐다.
카타르와 일본은 오는 2월 1일 오후 11시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