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30일 공중급유기 KC-330을 처음 전력화하면서 공군 전투기의 원거리 작전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 정찰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과 같은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공군 작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중급유기 KC-330은 유럽 에어버스사가 만든 것이다. 날개 폭 60.3m에 기체 길이 58.8m, 높이 17.4m다. 최대 속도는 마하 0.86(음속의 0.86배), 최대 순항고도 1만2600m, 최대 항속거리 1만5320㎞다. 최대 연료 탑재량은 24만5000파운드(lb)이며 300여명과 화물 47t을 실어나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공군 주력인 F-15K 전투기의 경우 10여대, KF-16 전투기는 20여대까지 급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1949년 창군 이후 처음으로 공중급유기를 확보함으로써 전투기 체공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게 됐다. 공중급유기 도입 전에 F-15K는 독도에서 30분간, 이어도에서 20분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KF-16은 독도에서 10분간, 이어도에서 5분간만 작전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임무 중 공중급유기로 한 번 급유를 받으면 F-15K와 KF-16의 작전 가능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난다.
특히 사전 통보 없이 KADIZ를 넘나들며 5시간 가까이 비행하는 중국 정찰기에 대응하는 공군 작전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전투기가 번갈아 뜨며 감시비행을 했지만 앞으로는 공중급유기와 함께 출격한 전투기가 장시간 대응비행을 할 수 있다. 공군은 이런 작전을 검토 중이다. 이왕근 공군참모총장은 “독도, 이어도에서의 작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함으로써 KADIZ 수호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중급유기는 장거리 해외 원정 훈련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KC-330 1호기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들어왔다. 오는 4월 2호기, 8월 3호기, 12월 4호기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2020년 7월부터는 공중급유기 4대가 모두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
다만 이 급유기는 해군이 운용하는 P-3 해상초계기 16대에는 급유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초계기에는 공중급유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며 “초계기는 한 번 급유로 7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만큼 공중급유를 하지 못하더라도 해상 경계 작전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해 공군기지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중급유기 전력화 기념행사가 열렸다. 공군은 장병 설문조사를 거쳐 급유기 명칭을 별자리 백조자리를 뜻하는 ‘시그너스(Cygnus)’로 정했다. 항공기에 급유하는 모습이 백조 떼의 ‘V’자 대열 비행과 비슷하다는 점 등을 감안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