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 가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제주도는 10월부터 한라산 탐방 5개 코스 중 정상인 백록담을 등반할 수 있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를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시범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탐방객은 당일 입산 가능시간 전까지 선착순으로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
도는 시범 운영을 거쳐 예약 구간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해 2020년 1월부터 탐방예약제를 정식 도입할 방침이다. 탐방예약제가 시행되는 이유는 한라산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훼손과 환경오염, 도로정체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판악 코스는 주차문제에 따른 민원 외에도 다른 한라산 코스에 비해 쓰레기 발생량 지수(쓰레기발생량을 탐방로 총 연장으로 나눈 값)가 2배 이상 많아 생태적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 탐방객은 2015년 125만명, 2016년 106만5000명, 2017년 100만1000명, 지난해 12월 기준 88만6000명으로 연 100만명 수준이다.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한라산 적정 수용력을 이미 초과했기 때문에 탐방객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 제주도가 실시한 ‘세계유산지구 등 탐방객 수용방안 및 관리계획 수립’ 용역에 따르면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 등 5개 탐방로를 모두 합친 한라산의 하루 최대 탐방객수는 3445명으로 산출됐다. 도는 탐방객이 특정 월이나 주말에 몰려 야기되는 문제를 풀기 위해 하루 적정 한라산 정상등반 수용인원을 성판악 코스 700명, 관음사 코스 480명 안팎에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탐방객 제한 수는 하반기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정상탐방이 가능한 성판악·관음사 코스 외에 어리목·영실·돈내코 코스, 한라산 둘레길, 오름 등은 지금처럼 예약 없이 탐방이 가능하다”며 “이번 조치는 백록담의 환경·생태적인 피로를 완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향후 탐방 예약제는 한라산의 피로도가 감소하는 추이를 지켜보며 적절하게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