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5G,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국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조만간 AI, 양자컴퓨터, 5G, 스마트팩토리 등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정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일 국정연설에서 “미래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포함한 기간시설 패키지를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직후 나온 움직임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5G, AI 등 미래를 지배할 첨단 기술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미국의 패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5G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업체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장비, 스마트폰 등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췄다. AI에서도 중국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IBM, 구글 등 미국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유엔 지적재산기구(WIP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IBM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관련 특허가 각각 8920개와 5930개로 가장 많다. 하지만 딥러닝 분야에 강점이 있는 AI 특허 관련 학술 기관 20곳 중 17곳이 중국 국적일 정도로 중국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5G와 AI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중국과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 국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는 5G에서 공급망을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 경쟁자가 사라지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 일본 등에서 새로운 공급 업체를 찾을 수 있다고 WSJ은 내다봤다.
당장 화웨이처럼 통신장비, 스마트폰 등을 모두 만드는 삼성전자에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5G에 진입하면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통신장비 점유율도 대폭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북미 지역에서 스마트폰 3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도 중국 업체의 빈자리를 틈타 5G 스마트폰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국내에서 5G 통신망을 구축한 한국 이동통신사들도 미국 업체와 교류하며 5G 협력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