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는 “3월말 혹은 4월초에 기념재단을 만들어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사후활용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평창올림픽 1주년 행사에 북한 참가가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최 지사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시설의 사후활용 계획이 대회 개막 1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완성되지 못했던 점 송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2월 9일 개막한 평창동계올림픽은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남북 선수단 개회식 공동 입장 등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폐막 후 경기 시설의 활용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최 지사는 뒤늦게 재단설립안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재단 운용방안, 재단 출연액수 등이 확정되지 않아 제대로 실행될지 미지수다.
올림픽 경기장 13개 중 9개는 관리 주체와 사후활용 방안이 확정됐지만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등은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정산 가리왕산에 지은 스키장의 경우 정부와 지역 주민들이 복원이냐 활용이냐를 두고 아직도 극심하게 대립하는 등 사회 갈등까지 빚고 있다.
최 지사는 “재단이 시설을 직접 운용하기 힘드니 각 종목의 연맹에 위탁해 운용할 것 같다. 일부 시설은 국내외 선수들에게 훈련비를 받거나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의 반발을 의식한 듯 “세금이 가장 적게 들어가는 방향으로 계획을 짜겠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시설 활용을 위해 추진 중인 2021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 개최에 대해 최 지사는 “이미 대한체육회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대회 개최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돼 이달 말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최 지사는 이어 “올림픽 1주년 행사를 뜻깊게 치르기 위해 북한 대표단과 선수단 등을 초청했지만 남북관계가 소강상태라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사실상 무산됐음을 알렸다. 그는 “2020년 기념식에는 꼭 북측의 참가를 성사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최 지사는 9일 올림픽 1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어게인(Again) 평창’ 행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9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피겨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등 동계올림픽 스타들이 팬사인회를 연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