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만원… 클래식 티켓이 영화표보다 싸네



클래식 공연은 고가의 비용을 지불한 뒤 정장을 차려입고 봐야 할 것만 같은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주말 영화표 1만 2000원보다 싼값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연도 제법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예술의전당은 평일 저녁 직장인들도 편하게 볼 수 있는 1만원짜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도시 시향의 정기공연 최저 티켓가는 5000원~1만원이다. 대부분 공연장의 마티네 공연(낮 공연)은 2만원 안팎이다.

2016년 처음 시작된 서울시향의 ‘퇴근길 토크 콘서트’는 서울 광화문 주변 회사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거의 매번 매진되고 있다. 올해는 ‘우주’라는 주제로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주교좌 대성당에서 4회 진행된다. 지난달 31일 ‘오선지에 담은 우주’라는 주제로 첫 회 공연이 진행됐고 앞으로 3회가 더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클래식 공연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이 공연을 기획했다.

예술의전당은 올해 1월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아티스트 라운지’라는 이름으로 전 좌석 1만원의 클래식 공연을 진행한다. 오는 27일에는 피아니스트 송영민과 카운터테너 이희상이 무대에 오른다. 젊은 클래식 아티스트가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연주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세종문화회관은 2007년부터 1000원으로 클래식 국악 합창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는 ‘온쉼표’(천원의 행복)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올해도 3월부터 진행된다.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기획한 43개 공연을 할인 가격에 골라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시즌 패키지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편차는 있지만 2만~3만원 정도에 공연을 골라 볼 수 있다.

많은 도시의 시립교향악단은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정기공연 티켓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 서울시향의 모든 정기 공연에는 1만원에 살 수 있는 티켓 등급이 있다. 광주시향도 1만~3만원으로 저렴하게 티켓 가격을 책정한다. 심지어 부산시향의 가장 낮은 티켓 가격은 5000원이다. 롯데문화재단이 지원하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연주회(22~23일) 티켓가는 2만~3만원이다. 정명훈이 피아니스트와 지휘자로 각각 무대에 선다.

주요 공연장은 낮에 저렴하게 마티네 공연을 연다. 예술의전당의 ‘11시 콘서트’와 성남아트센터 ‘마티네 콘서트’는 평일 낮에 열려 주부들이 많이 찾는 공연이다. 최근 마티네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처럼 유명한 연주자들도 등장하는 추세다. 롯데콘서트홀의 ‘L 토요 콘서트’는 클래식 마니아로 알려진 탤런트 강석우가 진행하고,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배우 김석훈이 사회를 맡고 있다. 티켓 가격은 1만5000원~3만원 사이다. 송성완 예술의전당 홍보부장은 11일 “평일 영화표 값 1만원으로 볼 수 있는 공연도 있다”며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큰 비용 부담 없이 클래식 공연장으로 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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