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두 개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 북한과는 치열한 비핵화 수싸움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선 꺼지지 않는 회의론과 기싸움을 진행 중이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 내 회의론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온다면 회의론은 잠들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 회의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집착하는 이유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까지 잡혔지만 미국 의회 내부의 걱정스러운 시선은 여전하다. 특히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비핵화 회의론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공화당의 밋 롬니 의원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희망 사항은 많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내가 알기론 북한이 핵시설과 핵물질 등에 대해 밝힌 게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도 “성공적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필요한 준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는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싱가포르 회담보다는 구체적일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다 협조적으로 나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회담이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공식적 개인시간 비중이 높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북한 문제 성과를 거론하며 반박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미국은 엉망진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중 하나로 북한과의 잠재적인 전쟁 가능성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더 많은 시간 일을 하고 있다”면서 “매우 긴 시간 동안 일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강변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