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 납신 강희대제, ‘닥공’으로 정복 나선다

‘강희대제’ 최강희 전 전북 현대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다롄 이팡 감독으로 취임한다. 다롄은 11일 구단 SNS를 통해 최 감독의 선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최 감독은 K리그 6회 우승을 거둔 한국 최고의 명장 중 하나로 꼽힌다. 다롄 이팡 웨이보 캡처


‘강희대제’ 최강희 전 전북 현대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중국 슈퍼리그의 다롄 이팡 지휘봉을 잡는다.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중국에서도 통할 지 관심이 쏠린다.

다롄은 11일 구단 SNS 웨이보를 통해 최강희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 감독은 3년 간 연봉 90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 감독은 2005년부터 프로축구 전북의 감독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까지 전북을 지도했다. 이 기간 최 감독은 K리그 우승 6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 등 많은 업적을 남기며 최고의 명장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ACL에서 중국 구단들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지켜본 중국 언론이 그에게 ‘강희대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최 감독은 지난 K리그 시즌이 종료된 뒤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과 3년간 연봉 90억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다.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였지만 전북은 새로운 도전이면서도 고연봉을 보장하는 최 감독의 이적을 수락했다.

하지만 그의 중국행은 의외로 가시밭길이 됐다. 톈진의 모기업 취안젠 그룹이 판매한 건강 보조 식품을 복용하고 여자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상황이 뒤바뀌었다. 슈유후이 회장 등 기업 관계자 18명이 허위 광고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취안젠은 구단 운영에서 손을 뗐고 최 감독의 계약은 무산됐다.

자칫 미아가 될 뻔했으나 전북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 본 다롄이 톈진이 제시한 조건에 필적하는 계약서를 그에게 내밀며 기사회생했다. 다롄은 지난 시즌 슈퍼리그에서 승점 36(10승6무14패)으로 11위에 그쳤다. 다롄은 최 감독에게 고연봉뿐만 아니라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다롄은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활약했던 미드필더 마렉 함식(슬로바키아)의 영입을 추진하며 최 감독에 힘을 싣고 있다. 다롄과 나폴리는 이적료 2000만 유로에 함식의 이적에 합의한 상태로 영입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졌다. 나폴리의 또 다른 공격수 드리스 메르텐스(벨기에)의 영입도 계획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실력을 검증받은데다 나폴리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선수가 합류할 경우 최 감독이 지휘하는 다롄은 단숨에 상위권을 넘볼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 수준급 공격수를 보유하게 되면 최 감독이 전북 시절 애용한 닥공 전략을 펼치기도 수월하다.

게다가 다롄의 모기업인 완다그룹은 중국 굴지의 그룹으로 당초 최 감독을 영입한 취안젠그룹보다 규모가 훨씬 커 구단의 재정은 안정적이다. 최 감독이 외부 상황에 신경쓰지 않고 온전히 팀 성적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원래 감독의 코칭 철학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신이 잘 하는 전략을 활용할 때 실패 가능성도 적다”며 최 감독의 닥공 축구가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지 “중국 축구 문화 적응 문제, 스타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호흡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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