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품, NG 많았지만 모든 게 새 경험”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11일 열린 타임슬립 판타지 로맨스물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 무대에 선 배우 김혜자. JTBC 제공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인터넷 방송을 처음 접했어요. 댓글 보면서 말하는 게 익숙지 않아 NG도 많이 냈죠. 신조어 대사도 있는데, 어쩜 이렇게 말을 다 줄여서 할까 했어요. 그래도 대개 무슨 말인지는 알겠더라고요(웃음).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여든을 앞둔 ‘국민 엄마’ 김혜자(78)는 안방극장 복귀작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새롭다’ ‘설렌다’ 같은 표현을 즐겨 썼다. 그의 새 드라마는 ‘눈이 부시게’(JTBC). ‘디어 마이 프렌즈’(tvN) 이후 3년 만이다.

“그동안은 할 만한 역이 없었어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다 비슷하고, 너무 오랜 세월 연기를 했기에 설레게 하는 작품이 많지 않더라고요. 이 작품은 어떤 드라마하고도 비슷하지 않아요. 25살이 갑자기 70대로 변한다는 건 소설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이야기죠.”

11일 첫 전파를 탄 ‘눈이 부시게’는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젊음을 다 써보지 못하고 갑작스레 늙어버린 여자와 찬란한 시간을 내던지고 무기력하게 사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건 주인공 김혜자의 나이 듦과 젊음을 각각 연기하는 김혜자와 한지민의 2인 1역 듀얼 캐스팅이다. 기획 단계부터 김혜자를 염두에 둬 주인공 이름도 혜자가 됐다. 두 배우가 같은 캐릭터로 보이는 게 관건이었다.

김혜자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70살이 넘었지만 마음은 25살의 한지민과 항상 같은 시간에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마음이 복잡할 때 앞머리를 쥐는 한지민의 행동이나 젊은 사람들의 빠른 말 속도, 군더더기 없는 목소리 같은 걸 표현해보려 애를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한지민은 “롤모델인 분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고, 선생님의 본명으로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상대역은 남주혁이 맡았다. 무결점의 기자 지망생 이준하 역을 맡아 달콤한 로맨스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다.

1963년 데뷔한 김혜자는 한계에 갇히지 않고 매번 새로운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엔 시간의 소중함을 전한다. 그는 “촬영하면서 김혜자라는 극 속 여자의 일생을 산 것 같았다. ‘나는 어떻게 살았나’라고 자기 일생을 견줘보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은 “산다는 건 어떤 것인지, 나이를 들어가는 건 어떤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김혜자와 한지민은 대안의 여지가 없는 캐스팅이었다. 깊은 희로애락이 담긴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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