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창당 1주년을 하루 앞둔 12일 “우리는 진보를 배제하지도, 보수를 버리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만 봐도 보수 쪽은 평화 프로세스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보수만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있겠나. 평화를 거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도 정치는 중간이 아닌 역사·시대적으로 그때 그 자리에 맞는 것을 택하는 정치”라고 덧붙였다.
진보도 보수도 아닌 애매한 정체성으로 지지를 얻을 수 없다며 ‘개혁보수’ 노선을 요구하는 유승민 의원과는 차이가 있는 견해다. 손 대표는 “유 의원이 개혁보수를 말하고 있으나 합리적 진보를 배제하자는 게 아닌 만큼 다양성을 통합하는 정당이 되는 길에 결국 동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와 관련해서는 “곧바로 귀환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라 생각하고, 때가 되면 (안 전 의원이) 당과 한국정치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제기된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선 재차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정치공학적 차원의 정계개편을 추구하는 정당이 아닌 우리 당은 중도개혁으로 중원을 더 차지해 새로운 정치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2월 13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후 거대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1년을 버텨냈다. 하지만 뚜렷한 존재감 없이 생존만 했을 뿐 지지율은 1년 내내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한 의원은 “양대 주주인 유 의원과 안 전 의원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당을 장악해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