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정비 국가로 선정됐다. 국내 방산업계가 높은 수준의 정비체계를 갖추고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8일 엘렌 로드 미 국방부 획득운영유지차관으로부터 ‘F-35 구성품 2단계 지역 정비업체로 한국 방산업체 컨소시엄(Team ROK)이 공식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한국 방산업체 컨소시엄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항공, LIG넥스원, 현대글로비스로 꾸려져 있다.
한국 방산업체 컨소시엄은 이번에 배정된 17개 분야 398개 부품 중 항공전자, 기계 및 전자기계, 비상시 전투기에서 탈출하는 기능인 사출 등 3개 분야 정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는 F-35 기체와 엔진 등 핵심 구성품을 제외한 부품들에 대한 정비·수리 자격을 단계별로 나눠 F-35 운용국 등에 맡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F-35 부품 정비를 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한국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태 지역의 F-35 정비 국가는 한국과 호주, 일본 3개국이다. F-35 제작사인 미 록히드마틴이 세계 각국에 판매된 F-35 전투기 380여대에 대한 정비를 일일이 직접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태, 유럽, 북미 등 지역별로 부품 정비 자격을 나눠준 것이다. 최신예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는 미 정부와 의회 승인을 거치는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된다.
지역 정비업체 선정은 미 정부가 F-35 공동개발 참여국과 구매국 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뒤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 정부는 이르면 2년 후 310여개 부품에 대한 3단계 정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2016년 11월 1단계 업체 선정 때는 사출좌석 1개 품목만 선정돼 아쉬웠는데 이후 2년여간 방사청과 업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 보다 많은 분야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 2021년까지 F-35A 40대를 확보해 전력화할 계획이다. 공군이 지난해 미국에서 인수한 F-35A 6대 중 2대는 다음 달 말 국내에 도착한다. 올해 말까지는 이 2대를 포함한 F-35A 10여대가 전력화될 예정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