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더리퍼’ 특별한 10주년… 신성우 “첫 연출, 겁났었지만”

뮤지컬 ‘잭더리퍼’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신성우(뒤)와 엄기준. 플레이앤씨 제공
 
뮤지컬 ‘잭더리퍼’ 10주년 공연의 연출을 맡은 신성우. 플레이앤씨 제공


“10년은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관객 여러분이 주신 영광스러운 자리죠. 배우들에게 항상 서로를 믿고 관객들께 감동을 드리자고 얘기하곤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10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잭더리퍼’ 10주년 기념 공연의 연출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신성우(51)는 결연한 표정으로 이 같은 출사표를 던졌다. 2009년 초연부터 꾸준히 주인공 살인마 잭 역을 맡아 온 그는 이번 시즌엔 배우 겸 연출로 참여하게 됐다. 연출 도전은 뮤지컬계 데뷔 21년 만에 처음이다.

신성우는 개막 전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작품을 책임지고 이끌게 돼 한편으로는 겁이 나고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무사히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배우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연출)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흐뭇해했다.

‘잭더리퍼’는 1888년 영국 런던에서 매춘부들만 범행 대상으로 삼은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체코 원작에서 음악 등 일부만 가져와 90% 이상 재창작했다. 한국 버전으로 2012년 일본에 진출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오는 3월 31일까지 서울 송파구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되는 10주년 공연에는 신구 배우들이 두루 합류했다. 의협심 강한 외과의사 다니엘 역은 엄기준 최성원 정동하 환희가, 광기 어린 살인마 잭 역은 신성우 서영주 김법래가 번갈아 연기한다.

특히 남성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멤버인 환희는 데뷔 이래 처음 뮤지컬에 도전했다. 환희는 “연출님이 ‘가수들이 여기 와서 못하는 꼴은 못 본다’고 하시더라. 자다 깨면 연출님 얼굴이 생각날 정도로 부담이 컸다. 하지만 ‘두려워 말고 네 안에 있는 걸 끌어내라’는 말씀에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작품을 완성시키기까지 신성우에게 주어진 시간은 두 달이었다. 신성우는 “연출 제안을 수락하자마자 모든 활동을 중단한 뒤 이전 버전 대본들을 꺼내놓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그동안 배우들이 잊고 있던 지점을 찾아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전 시즌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캐릭터의 선명도를 높이고 각 인물간의 관계성을 강화했다는 게 신성우의 설명이다. 그는 “배역 간 균형을 맞추고 디테일을 끄집어냈다”며 “특히 잭과 다니엘 관계의 불분명한 부분을 정리해 관객들이 보다 명확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성우는 “짧은 기간 안에 이만큼 완성도 있는 공연을 올릴 수 있었던 건 국가대표급 배우들과 스태프들 덕분이다. 10주년을 맞아 관객들께 기쁨을 돌려주자는 제의에 흔쾌히 응해준 배우들께 고맙다”면서 “우리는 준비가 다 됐다. 이제 여러분이 극장에 오셔서 맘껏 즐기실 차례”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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