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신규 노선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알짜배기’로 꼽히는 한국~몽골 노선 운수권 배분의 향배다. 대한항공이 30년간 단독 운항해온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새로운 경쟁자가 누가 될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이달 말 몽골 노선과 싱가포르 노선 등 신규·확대 노선의 운수권 배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과 몽골 정부는 지난달 항공회담에서 복수 항공사 운영을 전제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공급을 최대 주 6회(1656석)에서 최대 주 9회(2500석)로 80% 늘리는 데 합의했다.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역시 회당 좌석수 제한을 162석에서 195석으로 상향 조정하고 운항 횟수도 주 2회에서 주 3회로 1회 늘려 총 운항가능 좌석이 585석으로 늘었다.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의 경우 주 1회 증편에 그쳐 스케줄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운항사인 에어부산의 공급석 확대로 귀결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규 취항하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의 경우 경남지역 거점인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8개 국적사 대부분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성수기 항공권 가격이 100만원을 넘길 정도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황금 노선’이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특정 항공사 독점 해소와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몽골 노선이 자신들에게 배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저렴한 항공권 가격으로 경쟁을 촉발해 기존 노선의 합리적 가격 조정과 서비스 향상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LCC 중에서도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이 여러가지 면에서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부산·인천발 추가 노선 모두를 에어부산 등 아시아나 계열 항공사에 몰아주는 것은 최근 정부 정책 방향과도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LCC 관계자는 “정부가 신생 항공사 시장 진입을 허용키로 하고 3월 이전 면허 방침을 세운 것도 독과점 해소가 궁극적 목표 아니냐”며 “특정 계열 항공사에 집중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추가 확보된 좌석을 100% 활용할 방안을 국토부 심사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해 적임자를 가릴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회당 190석 수준에 불과한 LCC 항공기보다는 자사의 290석 규모 대형기 투입으로 평·성수기 충분한 좌석 공급 및 고품질 서비스, 각종 연계상품 제공 등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이 한층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