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콘텐츠 플랫폼 강화에 나섰다. 스마트폰 사업이 정체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또 자사 플랫폼에 고객을 묶어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아이폰XS 판매 부진으로 성장세가 꺾인 애플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뉴스 서비스 등을 준비하며 잰걸음을 하고 있다. 애플은 4월 중으로 스트리밍 TV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CBS, 비아컴, 라이언스 게이트의 스타즈 등의 콘텐츠에다 애플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를 포함할 계획이다. 애플은 그동안 20억 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오프라 윈프리 같은 유명인과도 계약했다.
애플의 TV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애플이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만큼 서비스 확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애플이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통해 삼성전자 등과 협력하기로 한 것도 동영상 서비스 확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3월 행사를 열고 ‘뉴스판 넷플릭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사의 뉴스를 한곳에서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월 10달러 수준의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까지 서비스 부문 매출을 588억 달러(약 66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서비스 확대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TV 서비스의 경우 ‘왕좌의 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케이블방송 업체 HBO와도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매출의 30%에 달하는 수수료 때문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 서비스의 경우 애플이 매출의 50%를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어 언론사들이 참여를 망설이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개발자회의(SCD)를 통해 갤럭시스토어를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구글, 애플 등의 높은 수수료에 반발하는 게임사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게임을 먼저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포트나이트가 구글 스토어에 출시되기 전에 갤럭시 노트9에 선탑재하기도 했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회사라는 장점을 살려 갤럭시스토어를 게임 사용자들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