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자 3명을 둔 이모(68)씨는 지난 6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을 찾아 각 브랜드별 책가방과 실내화 주머니를 꼼꼼히 살폈고, 은평구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낮잠 이불, 세면 수건, 양치컵 등을 구매했다. 이씨는 40만원 가까운 돈을 썼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첫 입학인 만큼 가장 좋은 제품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직장인 정모(32)씨도 최근 낮잠 이불, 턱받이, 수저·입체교정 젓가락, 식판 세트 등을 사는 데 20만원 훌쩍 넘게 썼다. 얼마 전부터 2살배기 딸을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24일 “초등학생, 중·고교생, 대학생들만 신학기 준비를 하는 시절은 끝났다”고 뀌띔했다.
입학 시즌을 앞두고 유통·식음료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내 자식, 손주, 조카에게 만큼은 아낌없이 좋은 물건을 선물하려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1년에 한 번 있는 대목을 잡기 위해 다양한 상품과 행사를 선보이며 이들 마음 사로잡기에 분주하다.
신학기 선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책가방이다. 매년 출시되는 책가방의 약 80%는 1~2월에 판매된다. 특히 올해는 지난 5년 사이 가장 많은 48만명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랜드월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키즈’는 가벼움과 튼튼함에 컬러풀함을 더한 9가지 스타일 ‘아이콘 스쿨’ 책가방 시리즈를 내놨다. 가장 가벼운 제품의 경우 무게가 500g밖에 안 돼 경량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또 각 책가방 별로 보조가방, 크로스백, 카드지갑 등 세트로 구성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한 번에 잡았다. 현대리바트도 키즈 특화 프리미엄 홈퍼니싱 브랜드 ‘포터리반 키즈’의 ‘맥켄지 책가방 세트’를 판매한다. 가벼운 무게(500g)와 가성비 덕에 2017년 국내 출시 전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책상을 선물할 계획이라면 올해는 다용도 소형 책상이 대세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원룸 등에서 혼자 사는 대학생 등이 늘면서 작고 디자인이 좋은 책상을 찾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이마트 전체 책상 판매에서 대형 책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86%였다. 하지만 지난해 소형 책상 판매량이 50%까지 대형책상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마트는 이런 추세를 고려해 ‘에어·윈드 책상’ 2종을 내놨다. 에어·윈드는 길이 84cm의 다용도 책상으로 공부 용도는 물론 컴퓨터 책상 혹은 화장대로도 적합하다. 또 유해물질 방출량이 적은 E0 등급의 친환경 보드와 독일 ‘샤트데코사’의 마감재를 사용해 유해물질에 노출될 우려도 최소화했다. 이밖에도 이마트는 정씨처럼 자녀가 어린이집에 입학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어린이 칫솔 및 치약, 낮잠 이불, 식판 세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어린이집 등에서 사용 가능한 식판, 가방, 컵, 교정젓가락 등을 8가지 인기 캐릭터와 결합해 선보이고 있다.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자녀, 손주, 조카를 둔 소비자라면 학습에 도움을 주는 노트북과 건강을 챙겨주는 홍삼 선물이 어떨까.
롯데하이마트는 신학기를 맞아 이달 한 달간 대규모 IT가전 판촉행사인 ‘IT가전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입학 시즌 인기가 많은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KGC인삼공사는 신학기를 맞아 3월 10일까지 프로모션을 열고 청소년용 홍삼 제품인 ‘아이패스(J·M·H·파워)’ 등을 구매할 경우 추가로 3포(병)을 증정한다. 아울러 20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정관장 멤버스 5000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