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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차 타고 170㎞ 화려하게 달릴 김정은, 선전 효과 극대화 노릴까

응우옌 쑤언 푹(가운데) 베트남 총리가 지난 24일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하노이 우호문화궁전에 설치된 국제미디어센터(IMC)를 둘러보고 있다. IMC는 26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운영된다. 신화뉴시스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해 6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벤츠 풀만 가드 차량이 싱가포르 대통령궁으로 들어서는 모습. 신화뉴시스


2차 북·미 정상회담차 베트남을 방문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6일 랑선성 동당역에서 하노이까지 170㎞에 이르는 거리를 자신의 전용차를 타고 달린다. 베트남 당국이 이 구간을 전면 통제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 일행이 베트남 측 호위를 받으며 2시간 넘게 주행을 하게 된다.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2시간 내내 김 위원장에게 쏟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국과 국경을 접한 베트남 북동부 랑선성 동당역에 전용열차를 타고 도착한 뒤 전용 승용차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30분쯤(현지시간) 동당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당역에서 하노이까지 연결된 철도도 있지만 국도 1호선 도로구간이 더 짧다. 김 위원장이 지나갈 구간 170㎞ 중 100㎞는 산등성이에 걸쳐 있는 왕복 2차로다. 나머지 구간도 왕복 4차로에 불과하다. 박장성에서 하노이까지 1시간 남짓한 구간은 고속도로다.

김 위원장의 예상경로 인근인 하노이 동쪽 박장성 박장시에는 베트남전 참전 북한 인민군 묘역이 위치했다. 이곳 방문이 성사된다면 차량 이동 일정 중의 하이라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 정부가 북한군의 베트남전 참전을 처음 대외적으로 인정한 계기인 만큼 양국에 의미가 깊은 장소다. 베트남 정부는 2000년 이곳의 기념탑과 열사묘가 북한군 참전을 기리기 위해 조성됐다고 시인하면서 북한군 참전을 공식 인정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 후보는 크게 3종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중국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친선예술대표단을 격려했을 때 탔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가드’가 우선 꼽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이 타서 화제가 된 ‘롤스로이스 팬텀 EWB’도 유력하다. 현재는 단종된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도 후보 중 하나다. 이 차는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활용됐다. 북한은 최근 고려항공 소속 일류신-76기 수송기로 전용차를 반입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23일 오후부터 동당역에서 하노이 구간 도로 양방향 모두에 10t 이상 트럭과 9인 이상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나가는 26일에는 오전 6시~오후 2시 모든 차량이 통제된다. 덕분에 김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이동하는 데 3~4시간이 걸리는 해당 구간을 보다 짧게 주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당역에는 25일 레드카펫이 깔리는 등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베트남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문기간이 26일~3월 1일이라고 밝혔지만, 동당역이 3월 2일까지 폐쇄된 만큼 김 위원장이 2일 떠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는 중국 대륙을 관통해 계속 남하 중이다. 전용열차는 25일 오후 1시10분쯤 후난성 창사역에 도착해 30여분간 정차했다. 기관차를 점검하는 등 중간정비를 하는 것 같다는 소식이 웨이보에 올라왔다. 전용열차는 오후 3시30분쯤 헝양역을 통과했다. 이 노선은 광저우를 거치지 않고 류저우와 난닝을 경유해 베트남으로 향하는 최단 경로다. 베이징 소식통은 25일 “김 위원장 열차는 평소와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어 26일 오전 베트남 국경을 통과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지나는 여러 곳에서 철도 노선 통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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