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트럼프, 1박2일간 최대 7차례 회동, 1차보다 업그레이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전 전용열차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뒤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 뒤로 김영철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보인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박2일에 걸쳐 끈끈한 ‘스킨십’을 보여줄 전망이다.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 봤을 때 두 정상은 많게는 7차례 만나 회담과 오·만찬, 산책 등 각종 일정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8개월 전인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났을 당시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관계를 과시하는 셈이다. 특히 첫날 열리는 만찬 회동 분위기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늠할 만한 풍향계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하노이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정상이 27일 오후 짧게 대화를 나눈 뒤 만찬까지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담 일정이 막판까지 윤곽을 드러내지 않아 ‘당일치기’ 만남이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한때 있었으나 백악관이 1박2일로 공식 확정한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정상 간 만찬은 ‘사교 만찬(social dinner)’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 1차 회담 때 두 정상은 오전 중에 만나 회담과 업무오찬을 하고 공동성명문에 서명한 뒤 헤어져 만찬을 할 기회가 없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서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해 떠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차 회담은 첫날 만찬에 이어 이튿날 아침에 다시 만나는 일정이어서 1차 때보다 훨씬 깊은 교류가 이뤄질 전망이다.

만찬장으로는 하노이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위원장의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최근 미국 측 의전팀과 함께 이곳을 찾아 시설을 점검했다. 김 부장 일행이 회담 준비기간 숙소로 이용한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도 만찬장 후보로 꼽힌다. 최근 이곳은 내부 장식 목적으로 추정되는 미술품이 반입되고 벽면 도색을 새로 하는 등 재단장 작업이 계속돼 왔다. 귀빈용 ‘레드카펫’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두 정상이 ‘깜짝 이벤트’를 벌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차 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인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주변을 통역 없이 1분 남짓 산책했다. 북·미 의전팀은 지난 24일 두 번째 회담장으로 확정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내 수영장과 정원 등을 함께 둘러봐 산책 동선을 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두 정상의 만찬이 오페라하우스에서 이뤄진다면 함께 공연을 관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27일 오후 6~7시에는 서커스 공연이 예정돼 있다.

28일 오전부터 열리는 본 회담은 1차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이 처음 만나 간단히 인사하고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 오찬, 공동성명 서명식으로 이어지는 순서다. 서명식 이후 두 정상이 나란히 서서 공동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돌발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모두 감안한다면 두 정상은 많게는 이틀 동안 최대 7차례 만날 수 있다. 회담 시간 역시 4시간45분에 불과했던 1차 때보다 2배 이상 길어질 전망이다.

하노이=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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