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 북핵 능력의 70%… 플루토늄 50여㎏ 확보 관측

북한이 2018년 5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앞서 3번 갱도 입구를 국내외 5개 언론에 공개하고 있는 모습. 당시 북한은 전문가 그룹의 참관과 검증을 허용하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영변 핵시설 폐기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중 하나로 꼽힌다. 평양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영변 핵시설 부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 이상인 890여만㎡ 규모다. 이곳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핵물질을 생산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건물 400개가 모여 있다.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재처리 시설, 핵연료가공공장, 우라늄 농축시설 등이 있다.

특히 북한은 핵연료 가공공장에 있는 시설을 통해 농축우라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60년대 초 평안북도 영변에 영변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핵시설을 조성했다. 63년 구소련으로부터 연구용원자로(IRT-2000)를 도입해 이 지역에 배치했고, 86년부터 5MWe(메가와트) 원자로를 가동시켰다. 북한은 2002년부터 네 차례 이상 핵물질 재처리를 통해 플루토늄을 추출, 핵실험에 사용했으며 현재 플루토늄 50여㎏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북핵 전문가는 26일 영변 핵시설에 대해 “북한 핵 능력의 70%를 차지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80년대 후반부터 100여 차례 관련 실험을 실시하며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하는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핵탄두를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도 병행했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13년이 지난 점을 감안할 때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핵개발 국가가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는 데 걸린 시간은 2~7년이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 후 수소폭탄 핵탄두를 완성했다고 주장했으며, 그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시험발사한 뒤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경우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조야에선 영변 핵시설 외에 북한에 숨겨진 핵시설이 있으며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제재 해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주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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