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13시간 남짓 먼저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했다. 트럼프 대통령 도착에 앞서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막판 고위급 접촉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 오전 7시45분(현지시간) 국무장관 전용기편으로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착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에 왔다”면서 “(북·미) 관계 전환과 항구적 평화 건설, 완전한 비핵화 등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당시 약속을 진전하기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전용기에 설치된 트랩을 걸어 내려오는 장면,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베트남 주재 미국대사 등 마중 나온 미측 직원들과 인사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앙정보국(CIA) 국장 재직 시절부터 김 부위원장과 짝을 이뤄 북·미 고위급 협상을 이끌었다. 김 부위원장이 지난달 초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폼페이오 장관이 상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의 실무협상 경과를 보고받고 정상회담 협상 전략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파크 하노이 호텔에서 지내며 김 대표와 실무협상을 해온 비건 대표는 지난 25일 JW메리어트 호텔로 방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하노이 모처에서 김 부위원장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시점이 폼페이오 장관의 착륙 시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만났다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8일 서명할 하노이 선언 문안을 최종 조율하고 그 결과를 각 정상에게 보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노이=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