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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탄생시킨 방시혁 “자신의 행복 막는 부조리에 맞서 싸우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3회 서울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저는 꿈 대신 분노가 있었습니다.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 내는 것, 아티스트와 팬들에 대한 부당한 비난과 폄하에 분노하는 것. 그 분노가 저의 소명이 됐다고 느낍니다.”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아버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6일 서울대 졸업식 축사 연사에서 전달한 메시지는 ‘분노’였다. 서울대 미학과 91학번인 그는 4900여명의 후배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정의하고 이를 가로막는 부조리에 맞서 싸우라”고 말했다. 상식에 바탕을 두고 행복을 좇으면 궁극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조언이다.

방 대표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서울대 합주단은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DNA’를 연주하며 방 대표를 맞았다. 방 대표는 “‘꼰대스러움’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최대한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며 “저는 사실 큰 그림을 그리는 야망가도 아니고 원대한 꿈을 꾸는 사람도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구체적인 꿈 자체가 없다”고 털어놨다.

그런 방 대표를 세계적인 프로듀서이자 기업가로 만든 에너지는 불만과 분노였다. 그는 “외면하고 안주하고 타협하는 건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다”며 “음악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 불공정 거래 관행, 음악 업계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를 간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 땀, 눈물의 결실인 콘텐츠가 부도덕한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며 “저는 늘 분노하며 이런 문제들과 싸워 왔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방 대표는 행복을 스스로 정의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남이 정해 준 기준을 좇지 않고 본인의 기준에 따라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며 “세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자신이 생각하는 상식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상식이 통하고, 음악 콘텐츠가 정당한 평가를 받는 그날까지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겠다”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방 대표는 대학 시절 제6회 유재하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작곡가로 활동했고 2005년 빅히트엔터 대표이사로 취임해 2013년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선보였다. 최근 빌보드는 방 대표를 세계 음악 시장을 이끄는 차세대 주역인 ‘뉴 파워 제너레이션 25 톱 이노베이터’에 선정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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