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게 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가시화되고 있다. 청와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김 위원장 답방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 문제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와 미국의 독자 제재를 해제할 명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또 서울 답방에서 남북이 한국전쟁 이후 69년간의 무력충돌 역사를 종식하겠다는 뜻을 선포하면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26일 “김 위원장의 답방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리고 한반도 평화 시대를 선언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예상보다 빨리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주인공임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을 발전시킨 신한반도 체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나면 김 위원장의 답방 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 예고된 한·미 정상회담도 김 위원장의 답방 문제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 답방 성사를 위해서는 한·미 공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김 위원장 답방 문제를 논의할 원포인트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는 28일쯤 전화통화를 하고 한·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