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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0.98명… 한국, OECD국 최초 1명대 무너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출산율 0명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인구 감소는 지금까지 예상된 2028년보다 이른 시점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찾기 어렵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이 출산율 0명대를 기록한 적 있지만 인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나라는 없다. 2016년 기준으로 1.3 미만인 국가도 없다”고 말했다. 2016년 OECD 국가 중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낮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1.34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출생아는 2017년보다 8.6% 줄어든 32만6900명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30만명을 겨우 넘겼다.

20대 후반의 출산율이 30대 후반보다 처음으로 낮아졌다. 그동안 가임여성의 연령대별 출산율은 30~34세>25~29세>35~39세 순이었으나 35~39세의 출산율이 25~29세를 앞질렀다. 20대 후반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출생아 급감으로 인구 감소는 불과 수년 뒤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구는 2만8000명이 자연증가했다.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수치다. 자연증가 인구는 2017년의 4만4000명에 비해 61.3% 줄었는데 이 또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자연증가 인구가 마이너스가 되면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 앞서 통계청은 2027년에 인구 수가 정점을 찍은 뒤 2028년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는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이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김 과장은 “인구 감소가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다음 달 28일 인구추계 결과 브리핑에서 자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출산율은 당분간 급반등이 어려워 보인다. 30~34세 미혼여성 비율이 2000년 10.7%에서 2015년 37.5%로 오르는 등 비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기혼여성도 최근 조사에서 16.9%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하는 등 출산에 적극적이지 않다.

정부는 비현실적인 출산율 목표를 설정하기보다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아이 낳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7일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을 발표하며 기존에 제시한 출산율 목표치 1.5명을 버렸다. 올해부터 1세 미만의 외래진료비 무상화를 추진하는 등 의료비와 양육비 부담을 최대한 낮춘다는 방침이다.

김영선 전슬기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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