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은 편하다. 청소기에선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가 최근 새로 출시한 무선 청소기 ‘삼성 제트’를 약 2주간 사용해본 소감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무선청소기는 좋다.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 무선청소기에 대한 몇 가지 편견을 해소해야 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무선청소기는 흡입력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주변에서 이런 이유로 무선청소기에서 다시 유선청소기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제트를 켜고 처음 청소를 할 때 이런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제트는 ‘초강력-강력-일반’ 3단계로 흡입력을 조절할 수 있다. 일반 모드로 가동해도 마룻바닥 청소를 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강력 모드로 높이니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양말이 빨려 들어갈 정도로 힘이 좋았다. 초강력 모드는 흡입력이 더 좋아지지만, 소음이 심해서 굳이 쓸 필요를 못 느꼈다. 혹시 집에서 카펫을 쓴다면 초강력 모드를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강력 모드 정도면 마룻바닥 생활을 하는 한국 일반 가정에서는 힘이 모자라 청소하기가 어렵다는 소리는 안 나올 것 같다.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흡입력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어 강도는 손쉽게 조절할 수 있었다. 제트의 스펙상 최대 흡입력은 200W다. 무선청소기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제트는 청소기 안에 흡입된 미세먼지가 청소기 밖으로 배출되는 바람을 통해 실내로 다시 유입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5중 청정 헤파 시스템’을 적용했다. 고성능 필터를 탑재하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0.3~10㎛ 크기의 생활 미세먼지와 꽃가루·곰팡이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99.999% 차단한다.
또 다른 문제는 가동시간이다. 유선청소기처럼 마음껏 전기를 끌어다 쓸 수 없으니 꼼꼼하게 청소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제트의 배터리는 착탈식으로 용량은 550와트(W)다. 사용 설명서에는 일반 모드로 최대 60분, 강력 모드 30분, 초강력 모드 6분이라고 나와 있다. ‘4인 가족이 거주하는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일반적인 주거 환경이라고 하면 청소기를 한 번에 60분 돌릴 일은 드물다. 무선이라 사용하기가 편리하므로 한 번에 긴 시간을 청소하기보다 필요할 때마다 짧게 쓰는 일이 유선청소기에 비해 많아질 것 같다. 그래도 찜찜할 사용자를 위해 배터리가 여분으로 1개 더 들어있다. 착탈식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부족해 청소를 중단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청소기 거치대에서 충전할 수 있다. 3시간 반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수명이 5년 후에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5년간 주 2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경우 처음 사용할 때의 70% 성능이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시간을 두고 확인을 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제트보다 먼저 시장에 나왔던 다른 회사 무선청소기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 성능에 문제가 나타난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제트는 흡입구 부분을 물걸레 브러쉬로 교체해 물걸레로 사용할 수 있다. 마루 생활을 하는 한국 주거 환경에서 물걸레는 필수적이기에 유용한 기능이다. 전용 물걸레포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간편하다. 또 애완동물의 털이나 이불·소파의 먼지를 제거할 수 있는 ‘펫·침구 브러시’도 제공된다.
제트의 본체 무게는 2.7㎏이다. 청소기가 부드럽게 잘 밀려서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여성들이 장시간 사용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무게가 느껴진다. 하지만 시장에 먼저 나온 타사 무선청소기도 비슷한 무게라 특별히 제트가 더 무거운 건 아니다.
먼지통, 필터는 모두 물로 씻을 수 있어서 관리하기 편리했다. 먼지통은 버튼을 누르면 분리가 돼 청소를 마친 후 먼지를 비우기도 쉬웠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