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종식 초석 된 ‘美·蘇 레이캬비크 회담’ 땐 결렬 후 회견도 안해… 전화위복 가능”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냉전 종식의 초석이 된 1986년 미·소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처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케네스 아델만(사진)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회복될 수 있다”며 그 전제로 탄탄한 실무협상을 들었다. 아델만 전 대사는 86년 10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인사다. 당시 두 정상은 핵 군축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지만 1년 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다.

아델만 전 대사는 현재 북·미 정상회담이 레이캬비크 회담 때보다는 나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어도 이번 회담은 결렬 뒤 기자회견이라도 있었다”며 “33년 전 레이건 대통령은 (회담 결렬 뒤) 무척 화난 상태였고 한동안 누구도 그의 곁에 감히 접근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미·소 정상이 핵 군축에 대한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했던 레이캬비크 회담이 INF 체결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재임 시절 “미국과 소련은 레이캬비크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폭넓게 논의했다”며 “레이캬비크 회담이 모든 것을 바꿨다”고 밝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87년 12월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INF를 체결해 냉전 종식의 신호탄을 쐈다. 아델만 전 대사는 “동틀 무렵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덧붙였다.

하노이 회담이 레이캬비크 회담의 선례를 따르려면 치열한 실무협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아델만 전 대사는 “미·소 협상팀은 협상 의제를 놓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실무 논의를 이어갔었다”며 “북·미 정상회담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만나기 전 탄탄한 기초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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