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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中 무역 담판서도 판 뒤흔들 돌발 카드 꺼낼까

사진=AP뉴시스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를 즉시 없애라고 중국에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다음 날인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대중(對中) 관세’ 인상 연기에 대한 후속 조치를 중국 측에 요청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전 중국에 ‘유화책’을 꺼냈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기로 한 방침을 연기한 것이다. 중국과 고위급 협상을 진행해 온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8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많은 진전을 이룬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에 미·중 무역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 1일 뉴욕 증시는 미국의 경제 지표 부진에도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파국을 맞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판도 또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상 상대를 쥐고 흔들다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를 꺼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 중국과의 담판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협상은 특별한 결과를 위해 잘 진전되고 있다. 하지만 두고 볼 것(But we’ll see)”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담판에서도 ‘대북제재 완화’라는 유화책을 암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내 친구’로 지칭하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정치적 공세에 몰려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라는 결과물을 위해 협상을 깨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단독 회담을 가지기 직전 “나는 서두르지 않고 걸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관세 철폐 요구가 현재 진행 중인 무역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치 않다”면서도 “중국이 관세를 없애면 미국 농업시장에는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어떤 협상을 하든 미국 농가의 반응에 극도로 민감하다는 걸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갈등의 핵심이 세계 경제·기술 표준에 대한 ‘패권 전쟁’인 만큼 휴전에 이를지언정 ‘종전’은 어렵다고 내다본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중국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주식시장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협상 수완을 과시하기 위해 대중 유화적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3일 오후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연 뒤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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