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박지수 있음에… KB, 13년 만에 리그 접수

청주 KB스타즈 선수들이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13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KB의 우승을 이끈 에이스 박지수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WKBL 제공


한국 여자농구의 ‘국보 센터’ KB스타즈 박지수(21)가 철옹성과 같은 아산 우리은행의 통합 7연패를 저지하고 팀에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안겼다.

KB는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시즌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71대 6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B는 2006년 여름리그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단일 리그로 진행된 2007~2008시즌 이후로는 우승이 처음이다.

시즌 시작에 앞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KB는 시즌 초 라이벌 우리은행에 연패하는 등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4일 OK저축은행전 승리 이후 13연승을 내달리며 우승후보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또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도 5연승(5승 2패)하며 기세 싸움에서도 압도했다.

우승의 원동력은 단연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박지수다. 박지수는 3일 현재 평균 13.4득점 11.6리바운드로 리그 득점 9위, 리바운드 3위에 올라있다. 블록슛(1.8개)은 1위다. 박지수의 장점은 압도적인 골밑 존재감뿐만이 아니다. 중거리슛과 패스에도 능한 점은 팀 전력의 보이지 않는 플러스 요소다. 정은순 KBSN 해설위원은 “박지수는 외곽으로 나와 패스를 해주면서 상대 빅맨을 끌어내 동료 선수들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영리한 플레이를 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를 경험하면서 노련함과 세련미까지 장착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외국인 포워드 카일라 쏜튼의 영입은 ‘박지수 효과’를 극대화했다. 스피드와 탄력이 뛰어난 쏜튼은 상대 외국인 선수가 팀내 최장신 박지수(198㎝)를 막는 경우가 많자 마음껏 코트를 누비며 득점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 쏜튼은 평균 21.5득점으로 리그 전체 1위에 오르며 박지수와의 막강한 트윈타워를 구축, 상대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다. 정 위원은 “쏜튼은 기분이 좋을 때 폭발적인 플레이가 많이 나오는 선수”라며 “기량이 완숙해지면서 상대 수비가 붙어도 자신 있게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KB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이적한 가드 염윤아, KB 프랜차이즈인 주장 강아정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궂은일을 마다않는 염윤아는 쏜튼, 박지수 등 강력한 동료들을 믿으며 득점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9.2득점 5.3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팔방미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토종슈터 강아정은 경기당 평균 2개의 3점슛을 넣으며 결정적인 한 방을 과시하곤 했다.

KB에게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승자와 맞붙을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패의 아픔을 안긴 우리은행이 올라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KB는 우리은행에 복수하면서 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올림과 동시에 새로운 왕조 건설을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