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독수리 세 형제, 가을 하늘 날아보자

한화 이글스 신인 노시환이 4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또다른 신인 변우혁(가운데)과 투수 김이환이 주전 1루수와 1군 투수진 합류를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최하위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대거 실력을 발휘하며 정규시즌 3위에 올라 꿈에 그리던 가을야구를 했다. 올해 한화의 전지훈련장에서도 어린선수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한화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4일 이제 열 아홉 살 밖에 안된 아기독수리 3인방을 만났다. 이중 노시환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방망이가 좋고 수비도 괜찮아 벌써부터 올 시즌 주전 3루수 후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시환은 “타격에서 자신있다. 수비에서도 공이 전혀 무섭지 않다”며 “기회를 주신다면 (내 가치를) 보여주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현재 한화의 주전 3루수는 송광민이다. 그런데 노시환이 올해 새롭게 나타나면서 송광민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래도 사이는 좋단다. 노시환은 “송광민 선배님이 많이 가르쳐주고 있다. 특히 공 던질 때 스텝 밟는 법을 전수해 줬다”고 자랑했다.

1루수 자리는 변우혁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변우혁은 “타격 쪽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겠다”며 “출전 기회가 많아지면 두자릿수 홈런을 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까지 한화 1루는 김태균과 이성열이 번갈아 맡았다. 정근우도 가끔 1루수 글러브를 꼈다. 그런데 올해 변우혁까지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변우혁의 롤모델은 천안북일고 선배이자 한화의 간판 김태균이다. 변우혁은 “김태균 선배님처럼 언젠가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태균도 이런 후배를 반겼다. 김태균은 “변우혁은 파워와 유연성이 아주 좋다”며 “언젠가는 나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 칭찬했다.

투수 쪽에선 김이환이 돋보인다. 김이환은 신인답지 않은 강심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도 8회초 무사 주자 1, 2루에 나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이환은 “어렵게 승부하기 보다 야수들을 믿고 자신있게 던지고 있다”며 “고교 때도 자신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김이환은 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있다. 김이환은 “구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호텔로 와서도 매일 한시간 반씩 쉐도우 피칭을 하고 있다”며 “다른 신인들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어 “우리 팀은 올해 포스트시즌에 올라간다. 더 나아가 1위를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모습에 팀의 수장인 한용덕 감독은 “김이환이 어린 선수 답지 않게 마운드 위에서 당당하게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고 흐뭇해했다.

한 감독은 “신예들이 개인 훈련 기간 정말 훌륭하게 몸을 만들어 왔고, 그들의 플레이가 캠프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며 “올해는 우리 팀에서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신인왕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가을야구를 목표로 준비하겠다”며 “정말 목청껏 우리를 응원해주신 보람을 느끼시도록 올 시즌도 최선을 다해 끝까지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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