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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재난’이 된 고농도 미세먼지… 실내도 안심 못한다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4일 서울시청 주차장 입구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으로 주차장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3월 초부터 시작된 미세먼지와의 사투가 봄철 내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이달 중순부터 다시 고농도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실외뿐 아니라 지하철 등에서 측정되는 실내 미세먼지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수도권, 충청권, 전라권, 강원 영서 등 12개 시·도에서 5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수도권과 충청권은 닷새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제주도의 경우 사상 첫 비상저감조치다.

이날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관측 사상 두 번째로 세 자릿수를 넘었다. 오후 9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13㎍/㎥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이번 주 중반까지 고농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일인 6일까지 수도권과 충청 지역은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그외 지역도 ‘나쁨’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미세먼지는 이미 ‘봄철 불청객’에서 ‘재난’ 수준이 됐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대기가 정체되고 비가 오지 않는 3월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간 계속될 확률이 높은 달”이라며 “2015년부터 측정된 과거 통계를 살펴보면 3월은 중순 이후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는 날이 몰려있다”고 말했다.

김순태 아주대 교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3월 초부터 길게 지속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기후변화에 의해서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대기가 정체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지난해보다 나쁠 것”이라며 “강수 여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강도나 기간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 자료를 보면 서울을 기준으로 최근 4년간 3월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2015년 30㎍, 2016년 32㎍, 2017년 39㎍, 지난해 34㎍이다. 월 평균치는 큰 변화가 없지만 월 최고치는 점점 악화되는 추세다. 3월 기준 2016년 ㎥당 72㎍, 2017년 85㎍에서 지난해에는 124㎍을 기록했다.

올해 3월은 첫날부터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례적으로 일찍 찾아왔다. 올 들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횟수는 4일까지 356회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령된 횟수(316회)를 훨씬 넘어섰다.

바깥활동이 줄면서 실내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가급적 마스크를 벗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김 교수는 “실내공기는 실외공기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쇼핑몰 등 제한된 공간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대기환경학회장 선우영 건국대 교수는 “미세먼지가 아무리 높아도 정기적인 환기는 필수”라며 “일반 가정의 경우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환기 빈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은 이성문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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