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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추경호·민경욱… 친박색 짙게 바른 ‘황교안 한국당’



황교안(사진) 대표가 키를 잡은 자유한국당이 친박(박근혜) 냄새를 물씬 풍기며 출항했다. 첫 당직자 인선에서 친박그룹 의원이 대거 요직에 배치됐다. 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중용된 것도 특징이다. 당내 기반이 약한 황 대표가 ‘친정 체제’ 구축을 통한 조직 장악력 강화에 우선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이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공언한 ‘탕평 인사’ 원칙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4일 당 조직과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4선의 한선교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초선인 추경호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17대 국회에서 대변인을 맡았으며,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친구로, 친박 핵심과는 거리를 둬왔지만 ‘원조 친박’으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 생일이던 지난달 2일 페이스북에 “지금 그곳(구치소)에 계신 건 대통령을 탄핵한 모든 불의는 사실이 아님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황 대표와 성균관대 동문이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추 의원은 박근혜정부에서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그때 직속상관인 국무총리가 지금의 황 대표다.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은 당협위원장 인선 및 공천 작업 실무를 지휘하는 직책이라는 점에서 내년 4·15 총선까지 겨냥한 인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에는 민경욱 의원, 황 대표를 수행하는 비서실장에는 이헌승 의원이 발탁됐다. 두 의원 역시 친박계로 통한다. 민 의원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이고, 이 의원은 17대 대선 경선 때 박 전 대통령 유세지원단 수행실장이었다. 지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의원은 당 중앙연수원장에 임명됐다.

이밖에 신설되는 ‘신(新)적폐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친박 김태흠 의원이 내정된 상태다. 황 대표는 “이 정권의 새로운 국정농단을 뿌리뽑겠다”며 신적폐저지특위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당 핵심 포스트를 차지한 인사들은 상당수가 전대 때 황 대표를 물밑 지원한 ‘공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민경욱 정종섭 의원 등 친박 성향 초·재선 모임인 ‘통합과 전진’ 소속 초선 의원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황 대표는 이와 함께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 ‘복당파’ 김세연 의원을 내정했다. 또 비박계인 강석호 이진복 이은재 의원을 각각 재외동포위원장, 상임특보단장, 대외협력위원장에 임명했다.

황 대표는 주요 당직 인선을 마친 뒤 “싸워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좌파독재 저지 투쟁”이라며 정부·여당을 향한 총공세를 예고했다. 그는 당 운영 3대 방향으로 경제를 살리는 일, 민생을 일으키는 일과 안보를 지키는 일을 제시했다.

그러나 황교안호(號)의 친박 색채 강화에 대해 당내 불만도 쌓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비박이나 중립 성향 인사들도 당직을 맡았지만 핵심 요직은 친박끼리 나눠먹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한국당에서 친박이 다시 명실상부한 주류가 됐다”며 “이렇게 되면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보수 정치권 통합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지호일 이형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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