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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독립 만세” 함성 들리는 듯… 항일의 역사 생생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애와 활동을 기록한 경북 안동시 임청각 내부 작은 전시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독립운동가 분들. 한국관광공사 제공
 
소안항일운동기념관과 소안항일운동기념탑.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 내부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남 밀양 의열기념관에 전시중인 조선의용대 시절 김원봉의 연설 영상.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관광공사는 3·1운동 100주년을 테마로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와 활약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7개 지역을 2019년 3월 추천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서울 도심 근대사의 함성과 눈물

서울 시내 곳곳에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있는 공간이 자리한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등 시대별로 서울의 변화상이 전시된다. 3·1운동 관련 특별전 ‘딜쿠샤와 호박목걸이’ ‘서울과 평양의 3·1운동’도 열린다. 박물관 옆 경희궁은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아픈 역사가 서린 궁궐이다. 경희궁을 나서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한 경교장 등이 이어진다. 정동길에는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어간 ‘고종의 길’, 을사늑약이 체결된 중명전이 가슴 시리게 한다. 서대문독립공원 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3·1운동 때 열사들이 갇힌 옥사와 저항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았다. 독립선언서를 전 세계에 타전한 앨버트 테일러가 살던 행촌동 딜쿠샤, 일제강점기 천재 시인 이상의집 등을 걸어서 둘러보면 좋다.

뜨거운 역사 품은 서울 망우리공원

망우리공원은 뜨거운 역사를 품은 야외 박물관이다. 만해 한용운, 위창 오세창, 호암 문일평, 소파 방정환 등 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이 이곳에 잠들었다.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연보비를 읽다 보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화가 이중섭과 시인 박인환 등 근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예술가의 묘지도 있다. 망우리공원은 숲이 우거져 고즈넉하게 산책하기 좋다. 5.2㎞에 달하는 ‘사색의길’도 조성됐다.

2代 독립운동…충북 괴산 홍범식 고가

1910년 한일병합조약으로 대한제국이 국권을 빼앗기자, 아버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결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죽을지언정 친일하지 말고 먼 훗날에라도 나를 욕되게 하지 마라”는 유서를 남겼다. 아버지는 독립운동가 일완 홍범식이고, 아들은 소설가 벽초 홍명희다. 아버지의 유훈을 받은 홍명희는 고향 괴산에서 3·1운동을 주도하고, 독립운동에 투신해 끝까지 변절하지 않았다. 이들이 태어난 홍범식 고가에 가보자. 충렬탑과 충혼탑이 자리한 괴산보훈공원, 홍명희가 자주 찾았다는 고산정과 제월대 등을 돌아보며 대를 이어 독립운동에 투신한 부자(父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도 좋다.

천안 독립기념관·유관순 열사 생가

충남 천안에는 외침을 극복하고 독립을 지켜온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를 살펴볼 수 있는 독립기념관이 있다. 높이 51m에 이르는 ‘겨레의탑’, 동양 최대 기와집인 ‘겨레의집’ 등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우리 역사와 일제의 침략, 독립운동을 시기별로 전시한 7개 전시관은 다양한 문헌 자료와 체험 시설로 방문객을 맞는다. 병천은 독립 만세 운동이 전국으로 번지는 도화선이 된 ‘아우내장터 만세 운동’을 더듬어보는 공간이다. 1902년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난 유관순 열사는 이를 주도하다가 체포돼 옥사했다. 당시 전소된 가옥과 헛간을 복원한 유관순 열사 생가와 유관순 열사 기념관 등이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

‘항일의 땅’전남 완도 소안도

소안도는 ‘항일의 땅, 해방의 섬, 365일 태극기가 펄럭이는 태극기의 섬’이다. 함경도 북청, 부산 동래와 함께 항일운동의 3대 성지로 불린다. 당사도등대 습격 사건을 비롯해 13년 동안 끈질기게 법정투쟁을 벌여 승소한 ‘전면 토지소유권 반환 청구 소송’, 주민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설립한 사립소안학교와 이곳이 폐교된 후 다시 열기 위한 탄원서 제출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소안도에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 유공자가 20명이나 된다. 소안항일운동기념관에는 이런 저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았고, 복원된 사립소안학교는 소안도의 자존심으로 우뚝 섰다.

‘독립운동의 성지’ 경북 안동

안동은 시·군 단위로 전국에서 독립 유공자(약 350명)가 가장 많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은 1894년 갑오의병부터 1945년 광복까지 이어진 안동과 경북 독립지사의 투쟁을 문헌과 자료, 영상으로 소개한다. 특히 혁신 유림이 만주 지역에서 벌인 항일 투쟁이 눈길을 끈다. 기념관을 나서면 독립운동의 성지로 알려진 내앞마을이다. ‘만주벌 호랑이’로 불린 일송 김동삼 생가와 일가를 이끌고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매진한 김대락의 집(백하구려)이 있다. 임청각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의 생가이자, 3대에 이은 독립운동의 산실이다. 이육사문학관에서는 ‘청포도’ ‘광야’ 등 수많은 저항시를 쓴 이육사 선생의 곧은 독립 의지를 배울 수 있다.

밀양 의열기념관&해천테마거리

영화 ‘암살’을 통해 재조명된 의열단장 약산 김원봉의 고향 경남 밀양은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운동의 요람이다. 지난해 김원봉 생가 터에 문을 연 의열기념관에는 김원봉과 윤세주 등 밀양의 청년이 주축이 돼 결성한 의열단의 활동,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으로 이어지는 항일 무장투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의열기념관 앞 해천 일대 산책로에는 밀양의 만세 운동과 다양한 독립운동의 모습이 벽화로 생생하게 표현돼 있다. 의열기념관과 500m 거리에 있는 밀양 관아지는 1919년 3월 13일 밀양의 만세 운동이 벌어진 현장. 밀양아리랑대공원 안에 자리잡은 밀양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밀양의 독립운동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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