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두 동갑 슈퍼스타 ‘초라한 신세’ 닮은꼴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카멜로 앤서니(왼쪽)가 뉴욕 닉스 시절이던 2017년 2월 5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경기에서 흥분한 르브론 제임스를 끌어안으며 달래고 있다. AP뉴시스


세월은 이길 수 없는 것일까. 데뷔 17년차를 맞은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슈퍼스타들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35·LA 레이커스)와 카멜로 앤서니(35·전 시카고 불스)는 2003년 NBA 드래프트에 참가해 각각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체 1번)와 덴버 너기츠(전체 3번)에 입단했다. 리그를 뒤흔들 재능을 갖췄다는 두 동갑내기가 동시에 데뷔하자 NBA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제임스는 3번의 우승과 6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마이클 조던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위대한 농구 선수’라는 극찬을 받았다. 앤서니는 2013년 득점왕(평균 28.7득점) 등극을 포함, 통산 1064경기에 출장해 평균 24득점을 올리며 NBA 최고의 득점기계로 군림했다.

하지만 올해 제임스는 14년 만에 플레이오프도 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레이커스는 6일(한국시간) 기준 30승 34패를 기록하며 서부 콘퍼런스 11위에 처져있다. 18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8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5.5경기차나 나면서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더욱이 부진의 원인으로 제임스가 지목된다는 점이 뼈아프다. 제임스는 최근 수비보다 공격에 힘쓰는 성향이 짙어졌다. 제임스가 올려주는 득점보다 부실한 수비로 쉽게 내주는 실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레이커스는 최근 3연패 기간 동안 평균 121점을 내줬다. 5일 LA 클리퍼스전에서 패한 뒤 구단 트위터에 “제임스를 트레이드하라”는 팬들의 비난 댓글이 쇄도할 정도였다.

앤서니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 휴스턴 로키츠에 입단했지만 지난해 11월 9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전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시카고 불스로 트레이드됐다. 시카고에서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지난달 방출된 뒤 레이커스 등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앤서니의 장기인 득점력은 살아있지만 최근 들어 스피드가 너무 느려졌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또 자기 중심적인 플레이스타일과 부족한 수비력 때문에 팀 공헌도가 매우 낮다는 평가다. 앤서니가 출장한 10경기에서 4승에 그친 휴스턴은 앤서니를 뺀 뒤 35승 19패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둘의 입단 동기이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드웨인 웨이드(37·마이애미 히트)는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웨이드는 지난달 28일 최강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역전 버저비터를 터뜨린데 이어 5일에는 2개의 블록 슛을 추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누르고 역대 가드 중 최다 블록 슛 1위(894개)에 올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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