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365일 북적거리는 랜드마크를 꿈꾼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2019시즌부터 창원NC파크를 새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창원NC파크는 단순히 팬 친화적인 구장이 아니라, 창원을 대표하는 하나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사진은 개장을 앞두고 있는 창원NC파크의 전경. 창원=권현구 기자
 
관람석은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로 설계돼 팬들에게 쾌적한 시야를 제공한다. 창원=권현구 기자
 
윤석준 NC 다이노스 기업문화팀 매니저가 창원NC파크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창원=권현구 기자
 
메인 전광판 외에도 3루측 관람석 부근에 각종 경기 정보를 제공하는 보조 전광판이 위치해 팬들의 편의를 더할 전망이다. 창원=권현구 기자
 
창원NC파크는 국내 야구장 최초로 1층에서 4층까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어린이나 노약자 팬들이 이동하기 쉽도록 했다. 창원=권현구 기자


봄기운이 감돌던 지난 4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새 홈구장 ‘창원NC파크마산’(이하 창원NC파크). 야구장 곳곳에서 건설업체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시즌 정규리그 개막(23일)을 앞두고 팬을 맞이하기 위한 막바지 내부 인테리어 공사 및 잔디 관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NC 구단은 약 3년에 걸쳐 준공된 창원NC파크가 팬에게 색다른 관람 문화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기자의 눈을 통해 본 신구장은 팬이 주인이 돼 놀이를 즐기듯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더 나아가 창원시 및 경남도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신구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쾌적한 시야였다. 창원NC파크는 내·외야와 층수에 관계없이 탁 트인 개방형 구조로 설계됐다. 각 층 관람석 뒤편엔 광장형 통로를 만들어 구장 내에서 이동을 할 때에도 경기 관람이 가능토록 했다. 애초 “팬 친화적이고,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구장을 만들겠다”던 구단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1층 내야석 첫 번째 열에 앉아 봤다. 눈높이가 그라운드의 지평선과 거의 수평에 가까웠다. 다른 구장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구조가 아니었다. 투수가 뿌린 공의 움직임, 도루 상황에서 주자의 한층 격렬한 슬라이딩 장면 등을 실감나게 볼 수 있게 됐다.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이뿐이 아니다. 기존 국내 야구장은 그라운드와 관람석의 거리가 20m 내외인데 창원NC파크는 14.7m로 훨씬 가깝다.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리겠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선수 대기석과 더그아웃 역시 오픈형으로 설계돼 팬의 접근성이 부쩍 강화됐다.

관람석 구조도 진일보했다. 지금까지 관중석 경사가 가파른 야구장은 앞뒤 좌석의 간격이 좁고 완만한 구장은 필드와 좌석간의 거리가 멀었었다. 창원NC파크는 열별로 간격 넓이를 달리하며 이런 문제점을 해소했다. 윤석준 NC 기업문화팀 매니저는 “창원NC파크는 1층 1~18열의 좌석 간격을 90㎝로 넓게, 19열부터는 85㎝로 조금 더 좁게 만들었다. 앞좌석에 사람이 있어도 야구를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최적화된 각도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팬 친화적인 구장인 이유는 또 있다. 야구를 보기에 가장 좋은 자리가 팬의 몫이 된 것. 윤 매니저는 “일본 히로시마 구장을 답사했을 때 절실히 느낀 점은 우리나라 구장에서는 가장 경기를 보기 좋은 자리가 기록실, 관계자석으로 사용되는 반면, 일본은 팬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벤치마킹해 구장의 홈플레이트 뒤편은 오롯이 팬을 위한 테이블석으로 꾸몄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어린이를 위해 국내 야구장 중 유일하게 1층에서 4층까지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운용한다.

구단은 각종 경기 정보와 기록을 제공하는 전광판에도 세심한 공을 들였다. 전광판이 팬들이 관심 갖는 요소라는 점을 감안, 중앙 메인 전광판 외에 3루 선상에 보조 전광판을 설치했다. 2층 관람석 난간의 틈새 공간을 활용해 만든 ‘리본 전광판’도 이 구장만의 특징이다. 리본 전광판에는 발사각, 타구속도, 비거리 등 현대 야구에서 중요시되는 각종 세부 기록들이 표기된다.

팬의 입장에서 구장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선수들 역시 팬과 호흡을 함께할 수 있는 구장의 탄생은 환영하지만 경기력 부분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창원NC파크는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는 101m, 가운데 펜스까지는 최대 123m다. 국내 최대인 서울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에 뒤지지 않는 규모다. 게다가 펜스 높이는 3.3m로 잠실구장(2.6m)보다도 높다. 자연스럽게 타자들에게 불리하고 투수들은 선호할 만한 곳으로 부각될 것 같다.

새로운 관람문화 창출, 최신 시설 도입 등 창원NC파크는 국내야구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릴 장소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구단의 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창원시 및 경남도민들의 문화 장소로 사랑받게 하겠다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NC 관계자는 “야구장을 편하고 신나는 곳, 다시 찾고 싶은 장소로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며 “시민의 쉼터, 그리고 야구 관람뿐 아니라 추억을 쌓으며 보낼 수 있는 장소로 자리를 잡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구장 인근에는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잔디광장과 바닥분수, 가족공원, 산책로가 조성됐다. 구단은 NC 홈경기가 없는 날에는 각종 문화 공연을 열어 365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기존 마산야구장(1만1000석)보다 2배 많은 2만2000석에서 뿜어나올 창원NC파크의 열기와 위용은 오는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창원=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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