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게 미군 주둔비용 전액과 함께 50%의 가산금까지 물리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미군이 주둔 중인 한국, 일본, 독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둔 한국이 첫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측근들과의 개인적 대화에서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비용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눈이 튀어나올 만한 공식(eye-popping formula)’을 고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 미군 주둔국이 주둔비용 전액과 함께 50%를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공식을 ‘주둔비+50(cost plus 50)’으로 지칭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50%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공식이 실제 적용되면 현행 분담금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시작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부터 이 공식에 따른 분담금 지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미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까지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5년 단위로 맺어왔다. 하지만 이달 초 공식 서명한 10차 협정은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해 곧바로 2020년도 분담금 협상을 개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이 동맹국 압박을 위한 허풍일 수도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WP에 “공식 제안이나 정책은 아니다”면서 “동맹국들이 방위 부담을 더 많이 져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도록 해주는 일종의 ‘최대 과금(maximum billing)’ 옵션”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