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협업이 답”… SK, 임원 직급 없애고 스마트 오피스 확대

SKC는 11일부터 서울 종로구 중학동 본사 5개층을 스마트 오피스로 꾸몄다. SKC 직원들이 스마트오피스 휴게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C 제공


SK그룹이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스마트 오피스 도입을 확대하고 임원 직급제도를 폐지한다. 더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소통·협업하자는 취지다. “구성원의 행복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른 움직임이다.

SKC는 11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스마트 오피스 출범식을 열고 ‘광화문 사옥 시대 2.0’을 시작했다. SKC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공사를 거쳐 본사 5개 층을 스마트 오피스로 만들었다.

기존 ‘팀-실-부문’ 단위별 지정좌석제 대신 원하는 자리에 앉아 일하는 공유좌석제를 도입했다. 자리 사이의 칸막이는 없앴고, 공동 업무공간인 프로젝트 룸을 34개로 배 늘렸다. 각 층에 카페처럼 꾸민 휴식공간을 조성해 구성원 소통공간을 확대했다. ‘위워크’ 같은 공유 오피스 형태로 근무하게 되는 셈이다.

SKC 관계자는 “다른 부문 구성원과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나오는 등 사업 간 융합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면서 “개인 노트북만 챙기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글로벌 사이트 구성원도 쾌적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스마트 오피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5G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 오피스를 선보였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SK㈜ 등이 입주한 서린동 SK사옥도 올해 안으로 공사를 마치고 스마트 오피스로 거듭난다. SK가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하는 것은 지금처럼 부서·직급 간 칸막이가 있는 사무실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없고,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부사장-전무-상무’ 등의 임원 직급 체계는 부사장으로 일원화한다. 보다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라는 의미다. 영문 직급은 ‘바이스 프레지던트’로 통일한다. 대신 맡고 있는 직책에 따라 실장-부서장 등의 호칭을 병행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적용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계열사별로 상황에 맞게 조율할 예정이다.

앞서 SK그룹은 CEO를 제외한 임원 차량에서 전용 기사를 없애고 공용 기사제로 바꿨다. 가까운 거리는 직접 운전하고 장거리 출장의 경우 공용 기사를 배정받는 식이다. 스마트 오피스 도입과 임원 직급 폐지는 위로 올라갈수록 희생하고 더 열심히 일하라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임원부터 신입사원까지 가진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리더들의 희생과 구성원들의 자발적 행복 추구가 어우러져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이뤄져야 조직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임원들이 단순히 관리자 역할만 할 게 아니라 그동안 쌓은 노하우로 더 많은 역할을 하기 바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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