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 최신형 여객기 737 맥스8이 잇따른 추락사고로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미국은 이 기종에 대해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상태(airworthy)’라고 일축했다. 보잉사는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을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기종에 대한 운항금지 조치는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11일(현지시간) “737 맥스 기종은 여전히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다”며 “에티오피아항공과 라이온에어 여객기 사고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이어 “늦어도 4월까지 보잉사는 여객기의 비행 제어 시스템을 강화하고, FAA는 조종사 훈련 매뉴얼을 개선할 것”이라며 “안전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를 발견하면 즉각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잉사도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사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737 맥스의 안전성을 자신하고 여객기를 설계하고 조립한 직원들을 신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수십만 번의 비행을 안전하게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뮐렌버그는 “정확한 근거 없이 사고 원인을 추측하는 행위는 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잉사는 또 다른 성명에서 “수주 안에 모든 737 맥스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737 맥스 기종에 대해 운항금지 조치를 내리는 국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12일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에 이어 브라질 호주 싱가포르 베트남 멕시코 아르헨티나 몽골 모로코 등 10여개국에서 737 맥스8 운항이 잠정 중단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특히 싱가포르는 737 맥스 전 기종의 운항을 전면 금지시키고, 현지 항공사는 물론 외국 항공사에도 같은 조치를 적용했다.
미국 항공사 사이에서도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항공승무원연합(AFA)은 전 세계에 보급된 737 맥스 기종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FAA에 공식 요청했다. 로리 바사니 미 전문승무원연합(APFA) 회장은 “일부 승무원들은 737 맥스 기종에 탑승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느끼는 승무원들에게 비행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한편 737 맥스8은 추락사고 전에 전 세계에서 1주일간 8500편 이상 운항해 왔다고 비행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는 전했다. 737 맥스8이 가장 많이 운항한 노선은 북미 지역과 중국이고, 이 기종의 비행 일정이 가장 빈번했던 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 에어캐나다 등이었다.
보잉사는 737 맥스8을 각국에 370대 이상 보급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5000대 이상의 맥스 기종을 생산 주문 받은 상태다. 보잉의 주가는 11일 5.3% 급락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