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참았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우르르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12일 올 시즌 첫 시범경기를 치른 고척스카이돔에 찾아온 관중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4회말 1사 1, 2루에서 키움 김하성이 2루타를 치는 모습. 뉴시스


문이 열리자마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야구팬들이 물밀 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선수선발 관련 논란에 이어 각종 사건사고, 잦아들지 않는 미세먼지 등 악재가 많았지만 한국프로야구(KBO)의 인기는 건재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12일 프로야구 2019시즌 첫 시범경기를 치른 고척스카이돔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4106명의 관중이 몰려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의 큰 관심을 입증했다. 4300석 규모의 내야석 1, 2층만 개방된 탓에 경기 시작 후에는 수백명의 팬들이 일어서서 경기를 봐야 할 정도였다.

특히 지난해 11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뒤 긴 기다림 끝에 이달 초 사인 앤 트레이드로 LG에 입단한 김민성에게 경기 전부터 시선이 쏠렸다. 김민성은 “홈인 잠실구장에서 팬들을 만나면 (LG 선수가 된 것이) 제대로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23일 개막전까지 몸을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류중일 LG 감독도 “워낙 잘해오던 선수라 잘 준비했을 것이다. 개막전 출전도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민성은 9회초 대타로 등장해 친정팀과 새 팀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시범경기답게 새로운 시도도 눈길을 끌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붙박이 4번이던 거포 박병호를 2번, 지난해 홈런이 없던 서건창을 4번으로 기용했다. 장 감독은 “박병호가 2번에 서면 출루율도 올라가고 타석수도 많아져 홈런도 늘어날 것”이라며 “서건창도 장타력을 제외하면 빠지지 않는 타자”라고 평가했다. 박병호는 1회말 첫타석부터 LG 선발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는 새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가 4⅔이닝 동안 8피안타를 맞고도 1실점으로 잘 막은 키움이 4대 1로 이겼다. 오키나와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LG의 새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은 2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방송사가 수익 문제를 이유로 시범경기 중계를 거부해 TV중계는 없었지만 팬들은 구단 중계나 팬 자체중계 등을 통해 야구 갈증을 풀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직접 중계한 롯데와 NC 다이노스 경기는 한때 동시 접속자수 8000명을 넘겼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직접 유튜브로 경기를 중계한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도 각각 수천명의 팬들이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한편 이날 5개 구장에는 총 9933명의 관중이 모였다. 지난해 시범경기 첫날 관중수(9900명)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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