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동료 배우 윤지오씨가 12일 검찰에 출석해 “언니의 억울함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윤씨는 조사에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의 이름을 검찰에 밝혔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및 성 접대를 강요받고 욕설과 구타 등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촉발됐다.
윤씨는 이날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의 참고인 조사를 마친 후 “같은 성을 가진 언론인 3명과 특이한 이름을 가진 정치인에 대해 진술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새롭게 진술했다”고 답했다.
앞서 윤씨는 지난 5일과 7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와 관련한 인터뷰를 했다. 윤씨의 법률 대리인으로 함께 출석한 차예령 변호사는 “작년 11월 조사를 상세히 했기 때문에 오늘 조사에서는 (라디오) 인터뷰 과정에서 새로 나온 사실과 장자연 문건에 언급된 ‘특이한 이름’의 의원이 누군가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며 “명확히 특이한 이름인 사람으로 확인했고, 실명을 밝히긴 어려워 밝히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일보와 관련해선 명확히 세 사람의 이름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날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로 알려진 문건에 대해 “유서라고 알려진 글은 유서가 아닌 문건임을 알리고 싶다”며 “누가 왜 언니에게 이 문건을 쓰도록 했고, 언니가 돌려 달라고 요구했는데도 마지막까지 돌려주지 않았는지를 (진상조사단이)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씨는 장씨의 성추행 피해를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장씨가 숨지기 전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했다. 윤씨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불거졌던 당시 늦은 밤 경찰과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수사가 부실했다고 증언했다. 또 장씨가 남긴 문건 중 지금은 소각된 문건에서 언론계와 정치계 인물의 이름을 봤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윤씨 진술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되는 이달 31일 전 조사 결과를 제출할 방침이다.
안대용 기자 dan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