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미 간 엇박자가 났던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시기가 성숙되면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대북 제재 면제·완화에 부정적인 미 정부 기류를 감안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방점을 두고 미국과 협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두 사업은 우리의 중요한 프라이어리티(우선순위)”라면서도 재개 협의에 대해선 “지금 당장 그럴 게 뭐 있느냐”고 했다.
미국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일괄타결식 ‘빅딜’로 협상 기조를 통일하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하노이 회담 직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미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한·미는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워킹그룹 회의를 열어 남북 경협 관련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선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에 필요한 대북 물자 반출 건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신청 처리 기한을 연장해 오는 22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공개한 올해 업무보고 자료에서 “향후 북·미 후속 협상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에 따라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의 획기적 진전을 기대한다”고 낙관론을 유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