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선수 ‘강심장’ 품은 팀이 봄을 품는다

우리카드 선수들이 지난 10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서로 독려하고 있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우리카드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GS칼텍스의 선수들이 지난달 23일 흥국생명과의 경기 중 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GS칼텍스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개막(15일)을 코앞에 둔 지금, 감독들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선수들의 정신력이다. 5개월여의 정규리그 대장정을 통과해 포스트시즌까지 올라온 구단 간 실력은 종이 한 장 차다. 짧은 기간 승패가 결정되는 큰 경기에서는 긴장하지 않고 평소처럼 플레이를 할 수 있는지가 결과를 판가름한다. 강심장만이 챔피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봄배구가 낯선 장충 남매의 과제는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우리카드는 주전 대부분이 큰 무대 경험이 없다. 신영철 감독은 12일 “지금 와서 기술적으로 확 늘 수는 없다”며 “생각이 많으면 좋은 경기를 하긴 어렵다. 선수들 개개인에게 멘탈적인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단기전에 알맞은 특별 훈련을 계속해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낸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도 선수들에게 도전자의 입장에서 즐기며 배구를 하라고 당부했다. GS칼텍스는 리그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5년 만에 봄배구를 하게 됐다. 차 감독은 “시즌 초반 우리 팀을 하위권으로 전망하는 전문가가 많았는데 이렇게까지 올라와 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쉽지 않겠지만 즐기면서 뛰어보자”고 말했다. 젊음에서 나오는 패기는 GS칼텍스만의 강점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감독들은 선수들이 여유롭게 제 실력을 발휘해주길 바랐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편하게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려 주는 것이 감독의 일”이라고 했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연패하지 않은 여자부 흥국생명은 챔프전까지 기세를 이어갈 생각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중요한 고비 때마다 경기력이 좋았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챔프전에서도 잘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마지막까지 선수단의 긴장이 너무 풀리지 않게 독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선수들이 평소보다 긴장감을 갖고 집중해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고,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프로답게 죽기 살기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마음가짐이 곧 실력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선수들은 몸으로 배워 알고 있었다. 대한항공의 에이스 정지석은 챔프전에서의 자신감이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며 “큰 경기에서는 자신감으로 먹고산다. 용기를 내서 (사기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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