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메모리 분야서도 약진… 파운드리 업계 1위 맹추격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위탁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업계 1위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할 태세다.

21일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 기반 시장점유율은 19.1%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7.4%에 불과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점유율이 10% 포인트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올 1분기 파운드리 1위는 대만의 TSMC가 여전히 자리를 지킬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48.1%로 지난해 상반기(56.1%)와 비교해 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애플, AMD, 엔비디아 등 국제적 대형 고객사를 다수 확보한 업체다.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48.7% 포인트에서 올 1분기 29%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TSMC의 점유율 하락은 공정 오염사고 때문으로 관측된다. TSMC는 지난 1월 말 규격에 맞지 않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파운드리 외부 고객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이끄는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다양한 고객사와 접촉하며 경쟁력 향상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지난해 2월에는 퀄컴과 7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을 기반으로 5세대(5G) 통신용 칩 생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2018년 12월에는 IBM의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를 7나노 EUV 공정으로 대량생산하는 계약도 따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삼성전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메모리 반도체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신속히 내놔 달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에서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하지만,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의 점유율을 3% 수준이다. 게다가 비메모리 성장률은 메모리보다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비메모리 시장 성장률이 2022년까지 연평균 5%로 메모리 시장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 1%의 5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자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3위 글로벌파운드리와 전장용 반도체 기업 NXP의 인수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다만 글로벌파운드리는 기술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고, NXP 인수설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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