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김학의 사건’ 반격 나선 검, ‘셀프 수사’ 우려에 탄력받는 특임검사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범죄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전직 검찰 고위인사들이 이를 제기한 언론사를 고소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현직 검사들 역시 적극 반론에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을 재수사할 경우 외압을 감안해 특임검사 임명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 총장은 20일 JTBC와 YTN을 상대로 각각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 앞서 두 방송은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이 ‘김학의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한 전 총장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도 자신이 윤씨와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고 보도한 JTBC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윤 전 고검장은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김학의 사건’을 수사했던 현직 검사들도 반발하고 있다. 당시 수사팀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여성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피해여성들이 “우리는 돈 받고 그 자리 나간 건데 이래도 되나”라고 말한 사실이 포착돼 경찰 수사의 신빙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사건과 관계된 전·현직 검사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검찰의 ‘셀프 수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재수사가 이뤄질 경우 특임검사제 등 외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임검사제는 검찰총장이 지정하는 특임검사가 독립성 보장을 위해 중간보고 없이 최종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는 제도다. 2010년 처음 도입돼 ‘그랜저 검사’(2010년), ‘벤츠 여검사’(2011), ‘조희팔 뇌물 검사’(2012), ‘진경준 넥슨 뇌물 의혹’(2016) 등 사건에서 네 차례 시행됐다. 2014년 김학의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도 특임검사제 도입 논의가 나온 적이 있다. 박지원 의원은 그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내부의 특별검사(특임검사)를 해서 철저히 수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택할 용의가 없으신가”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21일 “독립성이 보장돼 있고 바로 실행 가능한 특임검사제가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설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상설특검은 국회 본회의 의결이나 법무부 장관 판단으로 시행할 수 있다. 김학의 사건에 도입될 경우 2014년 입법 이후 최초 사례가 된다. 다만 특검추천위원회 7명 중 4명을 국회에서 추천하게 돼 있는 점이 변수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차관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을 여권이 제기하는 것은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